(출처-조선일보 2013.12.24 정경원 KAIST 교수·산업디자인)
연말이면 등장하는 크리스마스트리는 디자인 경연장이다.
윗부분이 뾰족한 삼각형이나 원추형이어야 한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제약이 없어 갖가지 아이디어 트리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소나무와 전나무는 물론 플라스틱 등 인공 소재를 활용하여 만든 트리들이 있는가 하면,
대형 옥외 트리부터 앙증스러우리만큼 작고 귀여운 실내용에 이르기까지 규모도 다양하다.
크리스마스트리는 원래 16세기 독일의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가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루터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산책하던 중, 평소에 어둡던 전나무들에 쌓인 눈에 달빛이 반사되어 영롱하게 빛나는 것을 보고
교화(敎化)의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루터는 그 깨달음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전나무 하나를 집으로 가져와
눈 모양의 솜, 빛을 발하는 리본과 촛불로 장식하여 트리를 만들었다.
- 이탈리아 구비오(Gubbio)의 초대형 크리스마스트리.
- 인지노 산(Mt. Ingino)의 남쪽 경사면에 설치되며 높이 약 900m, 폭 400m.
이탈리아 구비오 근교의 인지노 산에는 1981년부터 해마다 초대형 크리스마스트리가 설치된다.
이 산의 정상에는 '가난한 사람들의 성자'로 유명한 우발도 성인(Saint Ubaldo)의 유해를 안장한 성당이 있다.
12월 7일 점등되어 이듬해 1월 10일경에 철거되는 트리는 50㎞ 떨어진 곳에서도 보여,
1991년 기네스북에 '세상에서 가장 큰 크리스마스트리'로 등재되었다.
산의 남쪽 경사면을 따라 설치되는 트리는 꼭대기의 별, 외곽선을 그려주는 250개의 초록 전구, 3000개의 각종 채색 전구,
8.5㎞의 전선으로 구성되며, 전기는 광전지 시스템에 의해 공급된다.
트리의 디자인과 설치는 수많은 자원봉사자가 참여하는 위원회에 의해 점등하기 석 달 전부터 시작된다.
2011년에는 설치 3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행사가 있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바티칸에서 태블릿 컴퓨터로 원격 점등하고, 비디오 링크를 통하여 전 세계에 '신앙·희망·봉사'의
세 가지 성탄 메시지를 전했다.
이 특별한 트리 덕분에 외진 중세 도시 구비오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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