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일본이 두 번째 하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따른 환경오염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도쿄가 이스탄불을 누를 수 있었던 데는 야심 찬 주경기장 재건축
계획이 한몫했다. 독특한 형태로 디자인된 역대 최대 규모의 주경기장을 앞세운 도쿄의 프레젠테이션은 평가위원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2012년 실시된 국제 공모 결과 46점의 출품작 중에서 당선된 작품을 디자인한 사람은 영국의 저명 여성 건축가인 자하 하디드(Zaha Hadid)다.
이라크 태생으로 건축계의 노벨상이라는 프리츠커상(賞)을 수상한 하디드는 늘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논쟁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데, 그녀가 디자인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가 개관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 2020 도쿄올림픽 주경기장의 렌더링. 자하 하디드 디자인(2012년).
유연한 곡선들이 그려내는 미래적인 디테일은 단아하고 각진 형태가 주를 이루는 기존의 일본식 건물들과는 사뭇 다르다.
메이지 신사 주변이라서 건물 높이가 15m로 규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경기장의 최대 높이는 70m에 달한다.
개폐식 천장을 갖춘 전천후 경기장으로 총면적이 2만7000㎡로 기존 국립경기장의 5.6배나 되며 2018년 완공될 예정이다.
그런데 막상 올림픽 대회의 유치에 성공하고 나니 경기장 규모를 대폭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일본 건축계로부터 강하게 제기됐다.
그런데 막상 올림픽 대회의 유치에 성공하고 나니 경기장 규모를 대폭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일본 건축계로부터 강하게 제기됐다.
건축비가 3000억엔(약 3조원)에 달해 부담스럽고, 역사적인 보존 가치가 있는 주변 경관을 크게 해친다는 것이다.
일본 문부성은 그런 반론에 편승해 규모를 축소하되, 디자인 콘셉트는 유지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2020년 하계올림픽 주경기장에 대한 이 같은 일본의 입장 변화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자못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