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의 世說新語] [344] 감인세계(堪忍世界) (출처-조선일보 2015.12.09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유만주(兪晩柱, 1755-1788)가 '흠영(欽英)' 중 1784년 2월 5일의 일기에서 썼다. "우리는 감인세계(堪忍世界)에 태어났다. 참고 견뎌야 할 일이 열에 여덟아홉이다. 참아 견디며 살다가 참고 견디다 죽으니 평생이 온통 이렇다. 불교에는 출..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5.12.09
[가슴으로 읽는 한시] 눈 (조선일보 2015.12.05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눈 밤도 아닌데 봉우리마다 달이 떴고 봄도 아닌데 나무마다 꽃이 피었네. 천지 사이에는 오로지 검은 점 하나 날 저물어 돌아가는 성 위의 까마귀 한 마리! 雪 不夜千峰月(불야천봉월) 非春萬樹花(비춘만수화) 乾坤一點黑(건곤일점흑) ..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5.12.05
[정민의 世說新語] [343] 기심화심(機深禍深) (출처-조선일보 2015.12.02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청나라 때 왕지부(王之鈇)가 호남 지역 산중 농가의 벽 위에 적혀 있었다는 시 네 수를 자신이 엮은 '언행휘찬(言行彙纂, 彙 무리 휘, 纂 모을 찬)'에 실어놓았다. 주희(朱熹)의 시라고도 하는데 지은이는 분명치 않다. 첫째 수. "까..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5.12.02
[가슴으로 읽는 한시] 겨울 (출처-조선일보 2015.11.28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겨울 1년 내내 할 일이 끝도 없이 이어져 해가 가도 손을 털지 못하겠구나. 폭설에 무너질까 판자처마 걱정되고 바람 불면 삐걱대는 지게문 소리 싫어라. 새벽 서리 밟으며 산에 올라 나무하고 달 뜬 밤이면 지붕 이을 새끼를 꽈야..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5.11.28
[정민의 世說新語] [342] 군아쟁병 (群兒爭餠) (출처-조선일보 2015.11.25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유몽인(柳夢寅·1559~1623)은 성품이 각지고 앙칼졌다. 불의를 참지 못했다. 광해의 폐정이 막바지로 치닫던 1621년 월사 이정귀(李廷龜·1564~1635)가 마침 자리가 빈 태학사(太學士) 자리에 유몽인을 추천했다. 이 말을 전해 들은 유몽인..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5.11.25
[가슴으로 읽는 한시] 철원에서 (출처-조선일보 2015.11.21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철원에서 첫겨울 찾아오는 음력 10월 초북쪽의 철원으로 거처 옮겼네.우리 집은 북쪽이 넓게 펼쳐져저 멀리로 궁예의 궁터 보이는데성곽은 황량하게 숲을 이루고옛 궁궐은 사람 없는 폐허 되었네.슬픈 노래 부르며 검 어루만지고..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5.11.21
[정민의 世說新語] [341] 소림황엽 (疎林黃葉) (출처-조선일보 2015.11.18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비 묻은 바람이 지나자 노랗게 물든 은행잎이 허물어지듯 땅 위로 쏟아진다. 길 위에 노란 카펫이 깔리고 길가에 선 차도 온통 노란 잎에 덮였다. 좀체 속내를 보이지 않던 나무 사이가 휑하다. 낙목한천(落木寒天)의 때가 가까워진 ..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5.11.18
[가슴으로 읽는 한시] 소나무 (출처-조선일보 2015.11.14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소나무 솔방울 바람에 떨어져 우연히 집 모퉁이에 자라났네. 가지와 잎 하루하루 커가고 마당은 하루하루 비좁아졌네. 도끼 들고 그 밑을 두세 번 돌았어도 끝내 차마 찍어 없애지 못했네. 날을 택해 집을 뽑아 떠났더니 이웃들이 ..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5.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