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氣칼럼니스트/진중권칼럼과쓴소리

[진중권 칼럼] 대표 결사옹위 정신

바람아님 2024. 6. 13. 00:56

중앙일보  2024. 6. 13. 00:40

이재명 지키려 진술 번복한 이화영
당대표 위해 사법적 자해 저지른 셈
민주당은 대표 일인의 정당 돼버려
방탄 입법에 국가시스템까지 위협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법정에서 9년6개월의 형을 선고받았다. 그에게 중형을 선고하며 판사는 그를 이렇게 꾸짖었다. “수사기관에서 법정에 이르기까지 범행 일체를 부인하고 비합리적인 변명으로 일관해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

원래 이는 그의 뜻이 아니었다. 처음에 그는 사실을 고백하고 재판에 협조함으로써 형량을 줄이는 합리적 선택을 했었다. 부인이 법정에서 난리를 치며 변호인을 해고했을 때에도 여전히 자신이 선임한 변호인에 대한 신뢰를 표명한 바 있다. 그랬던 그가 부인의 등쌀에 시달린 후 자신의 검찰 진술을 번복했다. 부인이 남편에게 사법적 자해를 강요한 것이다. 그 모습을 보며 솔직히 소름이 쫙 끼쳤다. 아무리 정치에 환장해도 그렇지, 어떻게 당 대표를 구하려 제 남편을 희생시키나?

이상한 재판이다. 변호인들 역시 피고인 이화영이 아니라 그 재판에 기소되지도 않은 이재명을 변호했다. 왜 그럴까? 이화영 측 김현철 변호사의 말이다. “이화영에 유죄가 선고된다면 이재명의 유죄를 추정하는 재판문서로 작용할 것이다.” 그들에게는 그게 이화영 재판이 아니었던 것이다....변호인들의 관심은 의뢰인이 아닌 이재명에 가 있다.

‘이화영이 유죄면 이재명도 유죄다.’ 이는 이화영 변호인 측도 인정한다. 그런데 법원에서 이화영에게 중형을 선고했다. 이 대표 역시 법정에서 무죄를 받기 어려워졌다는 얘기. 그렇다면 남은 것은 재판을 법정 밖으로 가져 나가는 것뿐.....한때의 자유주의 정당이 이렇게 대표 일인의 정당이 되었다.

문제는 이 불순한 움직임이 그 당만이 아니라 국가 시스템까지 망가뜨린다는 것이다. 기소검사 탄핵으로 수사를 방해하고, 그걸로도 모자랐던지 아예 ‘법왜곡죄’를 만든단다. 이 대표에게 유죄를 선고하면 판사까지 처벌하겠다는 겁박이다....유권무죄 무권유죄. 권력을 가진 자는 처벌받지 않는다. ‘처벌을 피하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권력을 잡아야 한다.’ 한 개인의 인생 철학이 벌써 이 사회의 시대정신이 되어 버린 느낌이다.


https://v.daum.net/v/20240613004037738
[진중권 칼럼] 대표 결사옹위 정신

 

[진중권 칼럼] 대표 결사옹위 정신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법정에서 9년6개월의 형을 선고받았다. 그에게 중형을 선고하며 판사는 그를 이렇게 꾸짖었다. “수사기관에서 법정에 이르기까지 범행 일체를 부인하고 비합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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