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닷컴 : 2015.03.31
사진 한 장에서 앞뒤 거리가 멀리 있는 사물의 초점이 모두 맞는 카메라가 있다면 어떨까? 미국 라이트로(Lytro)社에서 개발한 일룸(Illum) 카메라는 신기하게도 조리개 심도와 상관없이 앞 뒤 초점이 다 맞는다.
▼ 앞 뒤에 마우스를 움직여 대보면 초점이 이동합니다
(* 해당 사진은 인터넷익스플로러에서 구현이 안 됩니다. 크롬 브라우저에서 볼 수 있습니다.)
27일 오후 일룸 카메라를 들고 서울 덕수궁 주변을 촬영해 보았다. 카메라 바디에 렌즈를 하나로만 쓰는 컴팩트 카메라의 최상급 사양을 갖춘 하이엔드(Hi-End)스타일의 다른 카메라들과 달리 일룸은 사진 한 장을 찍는 데 속도가 느리다. 하지만 그만큼 앞과 뒤 피사체의 초점을 모두 정확한 초점과 풍부한 계조로 촬영한다. 그래서 이 카메라는 조리개가 없는 대신, 촬영이 끝난 후에 조리개를 2.8부터 16까지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
▲ 앞 뒤에 마우스를 움직여 대보면 초점이 이동합니다
(* 해당 사진은 인터넷익스플로러에서 구현이 안 됩니다. 크롬 브라우저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 카메라를 개발한 라이트로社는 2006년 미국 실리콘벨리에서 설립되어, 기존의 만들어진 카메라와는 다른 방식의 카메라를 만들기 시작했다. 사진 한 장을 찍으면 렌즈로 들어오는 ‘4천 만개의 정보를 기록, 입체적인 이미지를 저장한다’는 일명 ‘라이트필드(Light-field)’ 기술을 응용해서 오늘날 일룸 카메라의 원조 격인 ‘1세대 라이트로 카메라’를 2012년 개발했다. 하지만 처음 선보인 라이트로 카메라는 한 손에 잡힐 정도의 크기에 렌즈가 카메라 몸통과 같이 붙어 있는 립스틱 케이스처럼 생겼다. 이 카메라 또한 앞 뒤 초점이 다 맞는 기능을 갖고 있었으나 맥킨토시로만 편집이 가능했다.
과연 광량이 부족한 장소에서도 사진의 모든 초점이 다 맞는 것일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실제 카메라를 써보면 반셔터를 눌러서 카메라 모니터에 파란색 테두리로 표시되는 부분이 가까운 쪽, 주황색 부분이 나오면 멀리 있는 쪽이 초점이 맞게 된다. 주황색 범위를 넘어가면 테두리에 아무 색도 나오지 않는데 이럴 땐 초점을 기대할 수 없다. 일룸 카메라 또한 광학의 원리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초점 이동이 가능한 것이다.
초점이 이동하는 사진을 보려면 동영상 사이트인 유투브(You Tube)처럼 라이트로 홈페이지(www.lytro.com)를 들어가서 사진을 등록하고 HTML 문서 편집이 가능한 곳에 사진의 임베드 코드를 복사해서 가져와야 다른 사이트나 모바일 화면으로 보는 것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카메라의 가장 큰 발전 가능성은 촬영된 사진 한장 안에서 마우스를 이리저리 움직여보면 사진 감상자의 시선을 따라 초점이 이동된다는 것에서 출발한다. 이는 단순한 사진 한 장이 아니라 모바일과 인터넷으로 사진을 보는 이 시대에 감상자가 사진과 상호 교감을 할 수 있는, 인터렉티브(Interative)의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지난해 봄 미국에서 처음 출시된 일룸 카메라는 현지에서 결혼을 앞둔 신랑 신부의 야외 촬영이나 아기 사진, 패션 모델 화보 등에 크게 활용되고 있다. 특히 감상자가 초점을 손으로 이동해 가면서 사진을 볼수 있는 태블릿 pc나 모바일로 사진을 놀이하듯 이리 저리 터치해가며 보는 것이다.
31일 국내 첫 출시 예정인 이 카메라는 홈페이지(www.photonart.com)를 통해 예약 판매를 받고 4월 중순부터 일반 매장에서도 판매될 예정이다. 소비자가격 169만원.
라이트로 일룸(Illum) 카메라 사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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