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5.05.18 나지홍 뉴욕 특파원)
- 나지홍 뉴욕 특파원
경제 전망을 할 때 중시하는 핵심 지표들이 대부분 유리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10%까지 치솟았던 미국의 실업률은 작년 연말 5%대로 떨어졌고,
작년 6월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던 국제 유가도 50달러대로 떨어졌다.
고용시장 회복과 저유가에 힘입어 올해 미국 경제는 2005년 3.3% 성장에 이어
10년 만에 3%대 성장을 회복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달러 강세가 미국 수출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있긴 했지만 오히려 달러 강세로
수입 물가가 낮아져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내수 회복에 도움을 줄 것이란 낙관론에 가렸다.
하지만 4개월여가 지난 지금,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하지만 4개월여가 지난 지금,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이 경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2분기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조사한 결과,
2.5%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작년 2분기 성장률(4.6%)의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지난달 미 연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6~3%에서 2.3~2.7%로 낮췄다.
아직 2분기가 한창인데도 중앙은행이 서둘러 경제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도대체 어디서 착오가 생긴 것일까.
도대체 어디서 착오가 생긴 것일까.
많은 경제 전문가가 예측이 빗나간 원인을 분석 중이지만 연준이 엉터리 예측을 했다고 비판하는 목소리는 찾아보기 힘들다.
낙관론의 근거가 됐던 핵심 지표들이 연준의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 실업률은 지난달 5.4%로 금융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국제 유가도 배럴당 50~60달러 선으로 여전히 저유가 상태다.
달러 강세도 당장 경제에 심각한 충격을 줄 만큼 급격한 속도로 진행되지 않는다.
수학에 비유하면 성장률이란 최종 답안이 틀렸을 뿐 문제 풀이 과정은 맞았다는 얘기다.
실업률 감소와 저유가, 달러 강세가 경기 회복을 이끈다는 것은 미국 경제의 오랜 공식이었다.
실업률 감소와 저유가, 달러 강세가 경기 회복을 이끈다는 것은 미국 경제의 오랜 공식이었다.
그런데 이 공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원인을 분석하는 게 새로운 연구 과제로 떠올랐다.
글로벌라이제이션에 따른 제조업의 해외 이전이나 소득불균형 심화 같은 여러 원인이 지적되지만
최근 주목을 끌고 있는 가설은 로봇 집약적(robot-intensive) 산업의 등장이다.
시간외수당을 주지 않아도 되고 파업할 염려도 없는 로봇 활용이 늘어나면서
괜찮은(decent) 임금을 받을 수 있는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브루킹스연구소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산업의 연간 생산량은 2007년 1080만대에서 지난해 1166만대로 18% 늘었지만
브루킹스연구소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산업의 연간 생산량은 2007년 1080만대에서 지난해 1166만대로 18% 늘었지만
종사자 수는 같은 기간 99만명에서 88만명으로 11% 감소했다.
브루킹스연구소는 미국의 제조업 근로자 1만명당 로봇 대수가 152대라는 국제로봇협회(IFR)의 통계를 인용하며
"로봇의 증가와 고용의 감소 간에 상관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 통계를 보면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한국은 제조업 근로자 1만명당 로봇이 437대로 2·3위인 일본(323대)과 독일(282대)을 크게 앞서는 세계 1위이기 때문이다.
로봇이 고용이나 경제 전반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하고 대책을 세우는 일은 먼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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