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5.08.13)
롯데그룹을 일본 기업이라고 매도(罵倒)하며 배척하려는 분위기가 우리 사회 일각에서 나타나고 있다.
11일엔 애국국민운동대연합이란 단체가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욱일승천기와 롯데 로고를 합성한 그림과
'롯데는 일본 기업이다' 팻말을 들고 롯데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달 초 롯데 제품 불매운동을 시작한
또 다른 시민 단체는 "한국 기업이라 운운하는 신(동빈) 회장의 주장에는 한국 소비자가 공감할 수 없다"고 했다.
롯데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일본 롯데가 덩치가 20배 이상 큰 한국 롯데를 지배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불투명한
롯데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일본 롯데가 덩치가 20배 이상 큰 한국 롯데를 지배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불투명한
지배 구조가 드러났다.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이 일본어로만 인터뷰하고 신동빈 회장은 일본어투가
남아 있는 한국어를 쓰는 바람에 최고 경영진의 국적을 둘러싼 논란도 일었다.
그러나 한국 기업이냐, 외국 기업이냐를 따지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기업의 국적(國籍)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그 회사가 우리 경제와 우리 사회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느냐는 점이다.
일자리를 공급하고 세금을 제대로 내면서 사회를 풍요롭게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면 외국 기업이라 해도 손을 벌리고
환영해야 한다. 롯데그룹은 국내 계열사 81곳에서 정규직 10만명 등 13만명을 고용하고 있다. 프랜차이즈와 협력업체를
포함하면 국내에 만든 일자리가 35만개에 이른다. 국내에서 낸 법인세는 작년 8000억원 안팎이다.
지난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하던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을 두고도 반(反)외자 정서가 뜨거웠다.
지난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하던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을 두고도 반(反)외자 정서가 뜨거웠다.
어느 매체는 엘리엇을 탐욕스러운 유대계 자본으로 묘사한 칼럼을 실었다.
그 내용은 이스라엘 신문에 보도됐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에서 반(反)유대주의적 편견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비판하는 사설까지 게재했다. 글로벌 기업인 삼성의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주었다.
우리가 외국 기업에 적대적이라는 이미지가 국제적으로 확산되면 외국 기업들이 국내 투자를 주저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외국 기업에 적대적이라는 이미지가 국제적으로 확산되면 외국 기업들이 국내 투자를 주저할 수밖에 없다.
결국 일자리가 줄어들어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국민에게 돌아온다. 롯데를 일본 기업이라고 매도하고 배척하면 직·간접
고용 인원 35만명과 그 가족들의 생계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롯데의 경영권 분쟁은 이사회·주주총회 등 적법 절차에
따라 당사자들이 해결하면 된다. 롯데 사태가 엉뚱하게 외국 기업 혐오증으로 번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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