⑪ 나이 듦에 대하여

 
‘노화 방지’보다 더 중요한 건
‘잘 늙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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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말이면 100세 시대가 도래한다고 한다. 젊은이들에게만 초점이 맞춰진 화려한 유행을 쏟아내는 매스컴 때문에 젊음이 끝나는 것이 마치 인생의 끝나는 것처럼 느껴지겠지만, 전혀 아니라는 얘기다. 식을 줄 모르는 동안 열풍과 불티나게 팔려나가는 안티에이징 화장품이 대변하듯 우리 사회는 노화를 거의 공포증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노화 방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잘 늙는 것’ 아닐까.

  

살다 보면 10대와 20대는 결코 인생 전부가 아니며, 남은 인생이 모두 그때 결정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어쩌면 그 이후의 삶이 더 길고 어려운 법이니 우리는 ‘동안’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곱게 나이 드는 법’을 고민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이제 겨우 삶을 시작한 청년들에게 나의 젊음이 힘들었으니 너의 젊음도 힘들어봐야 한다는 마음은 너무 유치하지 않은가. 그보다는 나는 힘들었지만 너는 힘들지 말라는, 누군가가 해야만 하는 일이라면 내가 하겠다는 넓은 마음을 품은 진정한 어른이 되자.

김선현 차병원ㆍ차의과학대학교 미술치료대학원 교수
김선현 차병원ㆍ차의과학대학교 미술치료대학원 교수


현재 대한트라우마협회와 세계미술치료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동양인 최초로 독일 베를린 훔볼트대학 예술치료 인턴과정을 수료했고 일본에서 임상미술사 자격을 취득한 뒤 국내에서 미술치료 활동을 해왔다. 최근에는 세월호 사고 학생들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연평도 포격 피해 주민 같은 ‘국가적 트라우마’의 피해자들의 상처를 치료해 주목을 받았다.


글 김선현 교수, 그래픽 정희영 기자 heeyoung@hani.co.kr, 기획 권은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