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5.12.17 양정무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교수 김도원 화백)
연말이다. 한번 보자는 친구들의 전화도 빈번해진다. 이런 전화를 한두 번 받다 보면 성가시게
느껴지기도 한다. 어떤 핑계로 모임을 피해나갈지 머릿속이 살짝 복잡해지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전화를 어느 때보다도 반갑게 맞아야 할 명백한 이유가 생겼다.
10년 안에 이 같은 전화가 전혀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통계가 나왔기 때문이다.
연말이 다가와도 아무도 나를 찾지 않는, 생각조차 하기 싫은 상황이 현실이 될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지난 10일 발표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친구와 함께 쉬는 시간이
급격히 줄고 있다고 한다.
2007년에 여가 시간을 친구들과 보낸다고 답한 사람이 34.5%였는데 지난해에는 단 8.3%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통계에 따르면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었지만, 혼자서 보내는 시간은 더 늘어났다.
점점 더 우리나라 사람들은 고독해지는 게 증명된 셈이다.
그런데 통계를 보면 절대 변하지 않는 것도 있다.
여가 시간에 가장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은 직장 동료나 상사다.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다.
아무리 심심해도 직장 동료 나 상사는 절대 사양이다.
따라서 직장 회식 후 '한 잔 더 하자'는 부하 직원의 말이 있으면 그건 그냥 영혼 없는 멘트라고 생각해야 한다.
개념 있는 상사가 되는 게 어렵진 않은데 이렇게 뿌리치고 돌아서면 씁쓸한 것도 사실이다.
이래저래 세상이 각박하게 느껴진다.
이 때문일까, 부담을 주고 부담을 나누던 1980년대가 문화예술계에서 다시 유행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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