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6.02.03 최재천 국립생태원장·이화여대 석좌교수)
세상을 살면서 책 한 권 때문에 인생관, 가치관, 세계관이 하루아침에 송두리째 뒤바뀐 적이 있는가?
내게는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가 그런 책이다.
미국에 유학하던 1980년 나는 제목만 듣고도 온몸에 전율을 느껴 수강을 신청한 '사회생물학'이라는
수업에서 이 책을 처음 접했다. 점심때 붙든 책을 끝내 손에서 내려놓지 못하고 밤을 새우고 말았다.
새벽 동이 틀 무렵 책을 덮고 바라본 창 밖의 세상은 어제와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 나무들은 왜 거기
서 있는지, 새들은 왜 이른 새벽부터 지저귀는지, 나는 왜 사는지 가지런히 설명되기 시작했다.
과학 분야의 영원한 베스트셀러 '이기적 유전자'가 출간 40주년을 맞았다.
우리는 스스로 숨 쉬고 밥 먹고 결국 죽어갈 장본인이기 때문에 내가 내 생명의 주체라고 생각하지만 유전자의 눈높이에서
바라본 생명의 모습은 전혀 다르다.
태초의 바다에 우연히 자신을 복제할 줄 아는 기이한 화학물질 RNA 혹은 DNA가 탄생한다.
그들은 한동안 발가벗은 채 자신의 복사체를 만들며 살았다.
그러다가 세포를 만들어 그 속에 들어앉더니 급기야 자기복제를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해 줄 근육, 심장, 눈 그리고 두뇌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다.
생명의 역사는 태초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끊이지 않고 이어온 유전자의 일대기이다.
인간은 삶이라는 연극 무대에 잠시 등장했다 퇴장하는 배우라 했던 셰익스피어의 말처럼 내 삶은 유한하지만 나를 만들어준
부모님의 유전자는 내 몸을 거쳐 내 자식과 손주로 이어진다.
닭이 알을 낳는 게 아니라 알이 닭을 낳는다. 유전자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생명은 언뜻 무척 허무해 보인다.
하지만 그 약간의 허무함을 극복하면 한없는 겸허함이 나를 보듬는다.
내가 내 생명의 주인이 아니라는 걸 받아들이면 내 생명은 물론 생명이 있는 이 세상 모든 것이 다 소중해진다.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어쩌다 그 존재를 알아차린 유일한 동물 인간에게 유전자는 초연과 달관의 세계를 열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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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저 홍영남,이상임 역 을유문화사 2010.08.10
두 번째 중요한 책은 이것도 아마 비슷한 시기 또는 대학교 1학년 때 읽었을 수도 있는데요.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를 추천하고 싶어요. 지금까지 제가 읽었던 책 중에서 지적으로 가장 큰 충격을 준 책입니다. 그전까지 나는 생각할 수 있는 인간이고, 나의 판단은 독립적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도킨스 책의 내용에 따르면 우리가 판단하는 것이 아니고 인간은 결국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유전자를 위한 로봇이라는 거잖아요. 이 말에 100% 동의하지는 않지만, 지적으로는 가장 신선한 충격을 주었던 책입니다. 아직까지 기억에 남아요. (뇌과학자 김대식 추천사) =================<2013년 판>============== 이기적 유전자 : 진화론의 새로운 패러다임 저자 : 리처드 도킨스 지음 ; 홍영남,이상임 옮김 발행사 : 을유문화사 | 발행년도 : 2013 543쪽 543 쪽 청구번호 : 476.1-ㄷ82인=2 | 위치 : [강서]종합실 청구번호 : 476.1-ㄷ82ㅇ4 | 위치 : [정독]인사자실(2동2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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