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자고간 그놈 아마도 못 잊겠다
와야놈의 아들인지 진흙에 뽐내듯이
두더지 영식인지 국국이 뒤지듯이
사공의 성녕인지 상앗대 지르듯이
평생에 처음이요 흉측도 얄궃어라
전후에 나도 무던히 겪었으되
참맹세 간밤 그놈은 차마 못 잊을까 하노라.
주석
와야 : 기와 만드는 사람을 낮춰 이르는 말
영식 : 자식
사공 : 뱃사공
국국이 : 굽이굽이 샅샅이
성녕 : 자식
상앗대 : (사어) 상앗대로. 상앗대는 배질을 하는데 물가에서 배를 떼거나 언덕에 대거나 또는 물이 얕은 곳에서
밀어 갈 때에 쓰는 긴 장대를 일컫는다.
흉측도 얄궃어라 : 음흉하게도 야릇하구나
해석
이 작품은 금기시 되었던 소재를 생생한 현실적 표현과 함께 쾌락적 욕구 그 자체를 솔직하고 대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시제를 결코 추악하거나 음흉스럽게 표현하지 않고 질박한 뉘앙스를 풍기게 한다.
작품 중 "전후에 나도 무던히 겪었으되" 라는 부분을 보아 작중 여성화자는 성경험이 많은 여성이다. 그러나
간밤의 정사는 그 어느 때보다 만족스러운 것이었고 아침에 일어나서도 그 흥분을 이기지 못하고 있다. 간밤의
자고 간놈이 누구인지는 관계치 않는다. 성적 만족을 얻었으면 그만이고 또 그것 때문에 잊지 못하는 것이다.
여기서 작중화자는 성은 쾌락의 대상이라 생각하고 성행위 자체에 몰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각시네 되 오려 논이 물도 많고 걸다 하데
병작을 주려거든 연장 좋은 나를 주소
아아 아아아 아하 아아
진실로 주기 곧 줄 양이면 가래 들고 씨디어 보락 하노라
주석
되 : 외밤이 . 홀로 자는 밤에
오려 : 올벼 . 보통 벼보다 철 이르게 익는 벼
걸다 : 아주 튼튼하고 기름지다
병작 : 소작인과 지주가 수확을 반씩 나누어 갖는 것
가래 : 흙을 파헤치거나 떠서 던지는 농기구
씨디어보락하노라 : 씨를 떨어뜨려 볼까 하노라
해석
남성이 각시에게 자신의 성적 능력이 뛰어남을 과시하며 남녀간의 성행위를 밭갈이하는 것으로 비유한 작품이다.
여성성기를 논에 비유하고 나에게 병작을 허락한다면 가래를 들고 씨지어 보겠다는 남성화자의 이야기는 생동감을
느끼게 하고 또한 농도가 진한 내용이다. 유교 문화권에서 과감하게 시조라는 형식을 빌어 노래할 수 있었다는
것은 인간인 이상 성적인 호기심을 자극하거나 자극 받고 싶어하는 강한 욕구를 본능적으로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노골적으로 웅변하고 있다.
'其他 > 유모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옹녀와 김선달 ! (0) | 2013.06.21 |
---|---|
남편 간수 잘 하세여~ (0) | 2013.06.20 |
쌍과부 (0) | 2013.06.17 |
마님의 복통 (0) | 2013.06.16 |
뭐라꼬? 재미는 지들이 보고..... (0) | 2013.06.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