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온지 열흘만에 남편을 잃고 십 년 가까이 수절해온
젊은 과부가 무슨 까닭인지 자꾸만 몸이 쇠약해져 간다.
그래서 어느 날 과부는 이웃 동네에 있는 의원을 찾아갔다.
의원은 진맥을 해 보더니 무슨 짐작이 갔던지
"임자의 병은 조용히 치료해야 할 병이라서
내일 내가 임자네 집으로 가 고쳐 드리리다"
이튿 날 의원은 과부네 집으로 찾아갔다.
그리고 다시 진맥을 해 본다고
과부의 몸을 구석구석 주무르고는
"이거 증세가 심상치 않은 걸.
아무래도 아래를 보아야 할 병이니
부끄러워 말고 옷을 벗으시오
여기서 부끄럽다고 옷을 벗지 않으면
앞으로 한 달을 못 넘기고 죽으리다."
하자 과부는 할 수 없이 부끄러움을 참고 옷을 벗었다.
그러자 의원은 무릎을 탁 치며 말했다.
"이제야 알았소. 그 때문에 병이 났군.
임자는 그 길이 둘이군 그래. 그러니 몸의 온도가
새어버리지 않을 턱이 있나. 아무래도 큰길을
막아야 겠는 걸…. 내 막아 주리다."
과부는 두말없이 의원의 말에 따랐다.
의원은 그 날부터 날마다 과부의 길을 막으러 다녔다.
치료한 보람이 있었던지 과부는 혈색이 좋아지고
필경엔 배가 불러갔다.
이웃 여편네 들이 까닭을 묻자 과부는
"아랫마을 의원이 바람이 새는 길을 틀어막아
주시기 때문에 몸의 온기가 모여서 이렇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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