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活文化/感動·共感

'소녀의 간절한 기도' ..하늘나라 아빠 들리세요?

바람아님 2016. 9. 19. 23:40
서울신문 2016.09.19. 15:51

사진 속 꼬마는 헐렁한 보안관 제복을 입고 있습니다. 한눈에 딱 봐도 어른의 옷입니다. 꼬마는 무릎을 꿇고 깍지를 꽉 낀 채 고개를 숙이고서 뭔가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 진지한 만큼은 어느 순결하고 열정적인 기도자의 자세도 비할 수 없습니다. 귀엽긴한데 어린아이 답지 않게 진지하기만 한 모습에 어딘가 처연한 느낌이 듭니다.

사진작가 매리 리가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찍은 사진입니다. 매리가 자신의 SNS에 사진을 올린 뒤 누리꾼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며 널리 공유됐습니다.

탈리야 토마스가 아빠의 보안관 유니폼을 입고서 순수하고 간절한 기도를 하고 있다. (사진=매리 리)
탈리야 토마스가 아빠의 보안관 유니폼을 입고서 순수하고 간절한 기도를 하고 있다. (사진=매리 리)

영국 매체 투데이는 15일 매리 리가 찍은 사진 속 꼬마의 사연을 보도했습니다.

꼬마는 3살 소녀 탈리야 토마스. 보안관 유니폼은 토마스가 태어난 지 8개월 만에 숨진 그의 아빠 크루즈 토마스의 것이었습니다.


매리 리는 투데이와 인터뷰에서 "탈리야의 할머니가 '자, 9·11 희생자와 네 아빠를 위해 기도하자꾸나'라고 말하자 아이가 무릎을 꿇고 기도하기 시작했죠"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늘 손에 쥐고 있던 카메라로 탈리야를 찍었습니다. 탈리야야말로 사진을 찍기 위한 포즈가 아니라 진정성을 담은 기도를 보내고 있었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탈리야가 할아버지의 보안관 차 앞에서 아빠 사진을 들고 3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모자와 배지, 장화에 무전기까지 갖춘 탈리야의 모습이 앙증맞다. (사진=매리 리)
탈리야가 할아버지의 보안관 차 앞에서 아빠 사진을 들고 3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모자와 배지, 장화에 무전기까지 갖춘 탈리야의 모습이 앙증맞다. (사진=매리 리)
아빠의 유니폼을 입은 탈리야.(사진=매리 리)
아빠의 유니폼을 입은 탈리야.(사진=매리 리)

탈리야는 지난 13일 세 번째 생일을 맞았습니다. 탈리야 아빠는 미국 조지아주 프랭클린 카운티와 잭슨 카운티 두 곳에서 보안관 대리(deputy sheriff)로 일했습니다. 그러던 중 2014년 5월 자동차 사고로 순직하고 말았습니다. 고작 26세 젊은 나이였습니다. 탈리야는 아빠 얼굴을 기억하지도 못하지만 늘 사랑과 그리움을 전한다고 합니다.


자식 잃은, 탈리야 할아버지의 마음은 어떨까요. 탈리야의 할아버지인 스티비 토마스도 현재 프랭클린 카운티의 보안관입니다. 스티비는 "탈리야는 늘 아빠를 그리워하고 있죠. 그리고, 아빠가 하늘나라에 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죠"라며 아들에 대한 그리움과 손녀에 대한 뿌듯함을 함께 드러냈습니다.

탈리야의 절실한 기도가 이미 하늘나라 아빠에게 닿았겠죠?


김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