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7.01.24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사회생물학)
평소 과학책을 잘 읽지 않으면서도 기꺼이 사서 서가에 꽂아두는 책이 있다.
스티븐 호킹의 '시간의 역사'와 에드워드 윌슨의 '통섭'이 대표적으로 그런 책이다.
섭섭하게도 대개 장식용이다.
'나 이런 책 읽는 사람이야' 하고 과시하려는 듯 서가에서 제일 잘 보이는 자리에 꽂아둘 뿐
독파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는 좀 다르다.
과학 분야에서 변함없는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베스트셀러이며 실제로 꼼꼼히 읽고 개념을 이해한 독자도 의외로 많다.
어쩌다 화제작이 하나 나오면 잠시 1위를 내주고 점잖게 몇 단계 내려앉았다가 길어봐야 몇 주 후면 다시 권좌로 복귀한다.
책의 띠지에는 "한 권의 책 때문에 인생관이 하루아침에 뒤바뀌는 경험을 한 적이 있는가?
내게는 '이기적 유전자'가 바로 그런 책이다"라는 내 추천사가 박혀 있다.
유전자의 렌즈를 끼고 세상을 바라보면 그야말로 삼라만상이 달라 보이며 삶의 가치가 변한다.
리처드 도킨스. /조선일보 DB
그가 드디어 한국에 왔다. 영국의 시사 월간지 '프로스펙트'는 2005년부터
독자 투표로 '세계 지성 100인'을 뽑는데 놈 촘스키, 움베르토 에코,
스티븐 핑커 등과 더불어 도킨스는 이 영광의 리스트 단골이다.
2013년에는 1위에 올랐다. 나는 2009년 '다윈의 해'를 맞아 옥스퍼드
그의 집을 방문해 인터뷰한 적이 있다.
공식 인터뷰를 마친 다음 나는 그에게 가장 아끼는 책이 있는지 물었다.
그는 주저하지 않고 '확장된 표현형'이라고 답했다.
내가 그의 저서 중에서 가장 높이 평가하는 책이다.
엊그제 방한한 그를 인터뷰하는 자리에서 다시 한 번 물었다.
여전히 '확장된 표현형'이 최고의 책이냐고.
그는 즉답을 회피하며 자신의 책 가운데서는
'불가능의 산을 오르며(Climbing Mount Improbable·리처드
도킨스의 진화론 강의)'가 제일 눈에 밟힌단다.
가장 안 팔리는 책이라서.
내게도 그런 책이 있다. '열대 예찬'이 바로 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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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유전자 / 리처드 도킨스 저 홍영남,이상임 역 / 을유문화사 / 2010.08.10
두 번째 중요한 책은 이것도 아마 비슷한 시기 또는 대학교 1학년 때 읽었을 수도 있는데요.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를 추천하고 싶어요. 지금까지 제가 읽었던 책 중에서 지적으로 가장 큰 충격을 준 책입니다. 그전까지 나는 생각할 수 있는 인간이고, 나의 판단은 독립적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도킨스 책의 내용에 따르면 우리가 판단하는 것이 아니고 인간은 결국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유전자를 위한 로봇이라는 거잖아요. 이 말에 100% 동의하지는 않지만, 지적으로는 가장 신선한 충격을 주었던 책입니다. 아직까지 기억에 남아요. (뇌과학자 김대식 추천사) =================<2013년 판>============== 이기적 유전자 : 진화론의 새로운 패러다임 저자 : 리처드 도킨스 지음 ; 홍영남,이상임 옮김 발행사 : 을유문화사 | 발행년도 : 2013 543쪽 543 쪽 청구번호 : 476.1-ㄷ82인=2 | 위치 : [강서]종합실 청구번호 : 476.1-ㄷ82ㅇ4 | 위치 : [정독]인사자실(2동2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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