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지도 않은 자녀 유전자 검사, 日 열도 '시끌'

전자신문 2017.05.21. 17:40

일본에서 태어나지도 않은 자녀 유전병 확률을 예측해주는 서비스가 논란이다. 내년 실시를 목표로 해 생명 윤리적 우려가 제기된다.

21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도쿄에 있는 제네시스 헬스케어는 제휴 중인 미국 기업 유전병 예측 서비스를 내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서비스는 부모의 유전자를 채취해 근디스트로피(근육퇴행위축), 파킨슨병 등 유전병 1050개에 대해 자녀 발병 확률을 조사해 주는게 목표다.

유전병은 부모 모두가 열성 유전자를 가지고 있을 경우 나타난다. 다양한 유전병에 대해 누구든 적어도 1개 이상은 열성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보인자다. 제네시스는 이 서비스로 0%, 25%, 50%, 100% 등 4개 중 하나의 확률로 각 유전병 발병 확률을 알려주고, 검사 의미 등을 설명하는 상담을 실시할 계획이다.

일본에서는 이 같은 서비스가 실시된 적 없지만, 미국에서는 연간 50만쌍이 서비스를 받는다. 제네시스는 같은 검사 방법이 일본인의 유전자에도 적용될지에 대한 임상연구를 지난달 시작했다. 검사 비용은 50만엔(약 507만원) 정도로 예상된다.

제네시스는 “검사 정보가 보다 좋은 인생 설계와 안심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부정적 의견이 제기된다. 검사 결과 미래 자녀의 유전병 발생 가능성이 높을 경우 결혼이나 출산을 포기하거나 부모나 가족들이 차별을 받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08년 유전자차별금지법이 제정돼 특정 유전자를 이유로 보험, 고용에서 차별적인 취급을 하는 것이 금지돼있지만, 일본에는 이러한 법률이 아직 마련돼 있지 않다. 일본 유전병 관련 학회들은 이 서비스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방안을 고려한다.

일본인유전자학회는 “논의가 충분하지 않은데 이런 서비스가 퍼져나가면 건강한 사람들에게 불안을 부채질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또 완벽한 아기를 찾으려는 풍조를 조장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용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