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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때 노을의 정취가 그윽한 '동작대'

바람아님 2017. 9. 24. 08:25
한겨레 2017.09.21. 14:43

동작충효길 1코스 고구동산길에서 만나는 전망 좋은 세곳

한강 남쪽에서 바라보는 서울 풍경

서달산 정상 2층 전망대가 동작대

서쪽으로 시야 트여 노을 감상 적격

동작대에서 본 노을

서울시 동작구 동작충효길은 일곱 코스가 있다. 그중 노들역(배수지 공원)에서 현충원 상도 출입문까지 이어지는 1코스(고구동산길)에 전망 좋은 곳이 세곳 있다. 한강의 남쪽에서 바라보는 서울 풍경, 가을 하늘에 노을의 정취가 그윽하다.

북쪽으로 뻗어 있는 관악산 줄기

달마사 위 전망 좋은 곳

관악산 줄기가 북쪽으로 이어지다 한강에 이르러 마지막으로 밀어올린 봉우리가 서달산이다. 서달산 오른쪽 능선에 국립서울현충원이 안겼고, 왼쪽 능선은 흑석동을 품었다.

동작충효길 1코스 고구동산길은 흑석동을 품은 서달산 능선을 걷는 코스다. 노들역(배수지공원)에서 국립현충원 상도 출입문까지 약 3.2㎞ 정도 된다. 그 구간 중 고구동산 게이트볼장 뒤 전망 좋은 곳, 서달산 정상에 있는 정자(동작대), 달마사 위 전망 좋은 곳(거북바위 앞) 등에서 전망을 즐긴다.

고구동산 게이트볼장 뒤 전망 좋은 곳과 거북바위 앞은 한강 남쪽에서 북쪽을 바라보며 서울을 눈에 넣을 수 있는 곳이다. 동작대에서는 서울의 서쪽 풍경을 볼 수 있는데, 특히 노을 피어나는 풍경이 아름답다. 노들역(배수지공원)에서 출발하면 오르막 산길을 올라가야 한다. 동작01 마을버스를 타고 종점인 달마사 정류장에 내려서 달마사까지 올라간다.


달마사~달마사 위 전망 좋은 곳(거북바위)~서달산 정상 동작대~서달산 생태다리~자연학습장~중앙대 후문~고구동산 게이트볼장 뒤 전망 좋은 곳~노들역(배수지공원) 순으로 걷는다. 달마사에서 달마사 위에 있는 전망 좋은 곳(거북바위 앞)까지 나무데크 계단으로 올라간다.


거북바위 앞에 서면 한강 남쪽 여의도에서 송파구까지, 한강 북쪽 노을공원에서 북한산 능선을 지나 불암산까지 보인다. 서울의 북쪽을 병풍처럼 둘러친 북한산 능선 앞에 안산, 인왕산, 백악산(북악산), 남산이 가지런하게 이어진다. 남산에서 동쪽으로 뻗은 산줄기가 한강과 중랑천이 만나는 합수지점에서 응봉산을 밀어올렸다. 그 산줄기가 녹색 띠를 만들었다. 산기슭에 있는 용산구청과 이태원 일대도 보인다. 응봉산 맞은편 한강 건너편에는 압구정동 아파트단지가 있다. 거북바위 옆 나뭇가지 사이로 롯데월드타워와 그 주변 빌딩숲이 보인다. 여의도 방향이 한눈에 보이는데, 아마도 오는 30일 여의도 한강에서 열리는 세계불꽃축제의 주요 촬영 포인트일 것이다.


노을이 아름다운 곳

거북바위에서 나무데크 계단으로 더 올라가면 서달산 정상이다. 정상에 있는 2층 전망대(동작대)가 이 길에 있는 또 다른 전망 좋은 곳이다. 서달산 정상이 해발 179m 정도 된다. 동작대에 오르면 서울의 서쪽을 볼 수 있다. 나무가 자라서 시야를 가리기는 하지만 드러나는 풍경도 즐길 만하다. 대림, 구로, 구일, 개봉 일대가 펼쳐진다. 고척스카이돔 둥근 지붕이 사각의 도심 풍경에서 도드라진다. 산 너머 부천 땅에 있는 빌딩이 산 위로 삐죽 솟았다.


서달산 정 상에 있는 동작대

동작대에 서면 서쪽으로 시야가 트이기 때문에 피어나는 노을을 볼 수 있다. 김포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가 지는 해의 둥근 원 안으로 들어가면 강한 빛 때문에 보이지 않는다. 잠시 사라졌다 다시 노을빛 붉은 하늘에 나타난다. 해 질 무렵 올라가서 산 뒤로 해가 지는 것까지 보고 내려와도 좋다. 산길에 가로등이 설치돼 있고, 해 진 뒤 어슴푸레 남은 빛도 좋다.


고구동산 전망 좋은 곳

동작대에서 내려와 올라왔던 길(거북바위 앞 전망 좋은 곳 방향)로 가다 보면 왼쪽에 내려가는 길이 있다. 그 길로 가다보면 연리목 안내판이 보인다. 안내판에서 8시 방향에 연리목이 있다. 연리목이란 뿌리가 다른 나뭇가지가 엉켜 한 나무처럼 자란 것이다. 이곳에 있는 연리목은 참나무와 벚나무가 엉켜 자랐다.


연리목을 보고 다시 연리목 안내판으로 돌아와 내리막길을 가다 보면 생태다리를 건너게 된다. 생태다리를 건너서 옥잠화 피어난 초화원, 잣나무 숲길을 지나면 길은 잠시 산을 버리고 도로를 따르게 된다. 배수지공원, 노들역 이정표 방향으로 따라가면 중앙대 후문 앞이 나온다. 건널목을 건너 산 옆 인도로 조금만 걸으면 고구동산으로 올라가는 숲길 어귀가 길 왼쪽에 나온다.


연리목

고구동산의 옛 이름은 매봉재다. 오래전에 이곳에 봉산유원지가 있었는데, 그곳에서 남사당패가 산대놀이, 줄타기 등을 했다고 한다. 고구동산 배드민턴장 옆을 지나면 게이트볼장이 나온다. 이 길의 마지막 전망 좋은 곳이 게이트볼장 뒤에 있다. 그네처럼 흔들리는 이른바 ‘그네의자’가 있어서 편안하게 앉아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운동과 산책을 즐기러 나온 사람들의 휴식처로, 젊은 남녀의 데이트 장소로 인기다.

달마사 위 거북바위 전망대와 서달산 정상 동작대보다 해발고도가 낮지만, 시야는 훤히 트였다. 안산 정상 봉수대, 인왕산 한양도성 성곽, 한강대교 북단 서쪽 아파트단지 사이 새남터성당 건물 등도 보인다. 한강대교 북단 서쪽 둔치는 조선 후기 천주교 신자를 처형하던 처형장이 있던 곳이다.


고구동산 전망 좋은 곳에서 노들역 방향 이정표를 따라 내려간다. 노들역 2번 출구로 나와 뒤로 돌아서 조금만 걸으면 오른쪽에 남부수도사업소 건물이 있다. 그 옆 풀밭 한쪽에 작은 안내판이 하나 보인다. 옛날에 나루터가 있던 곳이다. 이곳이 조선 시대 정조 임금이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을 찾아갈 때 배로 다리를 만들어 건너던 한강 남쪽 나루터였다. 노들역 3번 출구에서 한강대교 남단 쪽으로 조금만 가면 용양봉저정이 있다. 이곳은 한강을 건넌 정조가 쉬던 곳이다.


글·사진 장태동 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