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18.01.11. 20:44
자비에 베이앙부터 지니 서, 율리어스 포프, 김병주까지
출국을 앞둔 여객들이 처음으로 중앙출입구로 들어가 마주하는 곳은 3층 출국장. 이곳에 자리한 것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조각가 자비에 베이앙(65)의 '그레이트 모빌'이다. 인천공항은 베이앙의 작품이 아트포트의 첫 랜드마크 기능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베이앙은 2017년 베니스 비엔날레 프랑스 국가관 대표작가였고, 제프 쿤스에 이어 2009년에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우리나라의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도 베이앙의 작품 '말'이 있으며, 미국 뉴욕 맨해튼 거리(53번가와 6번 애비뉴 코너)에는 그의 대형조각 '장 마르크'가 공공미술로 설치돼 있다.
"작품의 영혼이 관람객과 소통한다"는 사실을 중요시하는 그는 주변에서 발견하는 다양한 신기술과 재료를 통해 자신만의 미적 언어를 구현해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에 설치된 높이 18.5m에 이르는 거대한 모빌은 광활한 출국장을 종횡으로 연결한다. 인천공항은 시간과 역동성을 녹여낸 베이앙의 작품이 아트포트의 첫 랜드마크 기능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베이앙은 '그레이트 모빌'을 가리켜 "공기 움직임에 따라 느린 속도로, 자연스럽게 움직임을 전달하는 작품"이라며 "이 움직임을 통해 여행자들에게 시(詩)적인 경험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작품은 아주 큰 규모다. 그래서 특히 겸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많은 사람이 지나며 볼 것이기에, 시각적으로 눈에 띄지만 동시에 소박해야 한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균형을 염두에 두었다"고 말했다.
출국심사를 마치고 탑승 게이트로 이동하는 길에는 총 1km의 통로를 따라 지니 서의 '윙스오브 비전'(Wings of Vision)이 줄지어 배치돼 있다. 일출부터 일몰까지 시간과 빛의 흐름을 반영한 이미지를 19개 기둥에 입힌 파사드 아트다. 지니 서는 "구름의 교향곡을 통로에 펼쳐놓고 싶었다"고 말했다. 동측 통로는 신선한 아침의 구름을, 서측 통로는 일몰 구름의 따뜻한 빛을 나타낸다.
베이앙, 지니서, 포프, 김병주, 지니 서 작품을 비롯한 2차 '아트포트' 프로젝트에는 총 46억 원의 예산이 소요됐다.
이은주 기자 julee@joongang.co.kr
'記行·탐방·名畵 > 기행·여행.축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Why] 나와의 겸상이 어색하지 않은 공간, 맛에만 집중하게 만드는 순간 (0) | 2018.01.20 |
---|---|
‘솔’ 너와 서있는 공간 (0) | 2018.01.19 |
[Why] [시인 박준의 酒방] 도가니찜 마지막 국물을 떴다… 뜨거웠다 (0) | 2018.01.08 |
[세상 속으로] 눈 맞는 이 작은 성당이 1차대전 ‘크리스마스의 기적’ (0) | 2017.12.25 |
[포토 뉴스] 가을과 겨울 사이 (0) | 2017.1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