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1.05.13.주경철 서울대 교수·서양근사)
어떤 때에 신과 인간과 악마가 신성한 지식을 공부하기 위해 그들의 아버지인 프라자파티와 함께 있었다.
먼저 신들이 프라자파티에게 가르침을 구했다. "스승이시여, 우리에게 가르침을 말해 주십시오." 프라자파티는 신들에게 한 음절로 답했다. "다(da)." 그러고는 가르침을 이해했는지 물었다. 신들은 답했다. "우리는 이해했습니다. 당신은 우리에게 담야타(Damyata·절제하라)라고 말했습니다."
다음에 사람들이 가르침을 구했다. 프라자파티는 사람들에게 한 음절로 답했다. "다(da)." 그러고는 가르침을 이해했는지 물었다. 사람들은 답했다. "우리는 이해했습니다. 당신은 우리에게 다타(Datta·보시하라)라고 말했습니다."
다음에는 악마들이 가르침을 구했다. 프라자파티는 악마들에게 한 음절로 답했다. "다(da)." 그러고는 가르침을 이해했는지 물었다. 악마들은 답했다. "우리는 이해했습니다. 당신은 우리에게 다야드밤(Dayadhvam·자비로워라)이라고 말했습니다."
'브리하다라냐카 우파니샤드'의 다섯 번째 아다야 두 번째 브라마나에 나오는 설화이다. 도대체 이 이야기가 무슨 의미일까…? 고민할 필요 없다. 진리는 늘 모호한 법이니, 그 뜻은 자기가 알아서 새길 일이다.
당신이 파라다이스의 신들처럼 수고와 고통이 없고 쾌락이 넘치는 삶을 산다면 당신은 그 쾌락에 지나치게 몰두할 우려가 있다. 무엇보다 감각의 쾌락, 카마를 자제하라. 담야타(Damyata·절제하라)! 인간들은 탐욕스러우니,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 이상을 모으고 소유하고자 하며, 자신만이 옳다고 주장하려 한다. 그러니 당신이 가진 것을 아낌없이 다른 사람에게 주도록 하라. 다타(Datta)! 당신이 악마처럼 잔인하여 늘 남을 모욕하고 해치고자 하는 성향이 있다면 자비를 배우도록 하라. 다야드밤(Dayadhvam)! "이와 같은 것을 신성한 소리인 천둥은 반복해서 '다-다-다'라고 말한다.
즉 '절제하고, 보시하고, 자비로워라'라고 말하는 것이다. 사람은 절제와 보시와 자비라는 세 가지를 실천해야 한다."
이 설화는 T. S. 엘리어트의 시 '황무지'의 마지막 부분에 인용되어 더욱 널리 알려졌다.
"갠지스 강은 바닥이 나고 맥없는 잎들은/ 비를 기다렸다.
먹구름이/ 멀리 히말라야 산봉 너머 모였다./
밀림은 말없이 쭈그려 앉았다./
그러자 천둥이 말했다."
다-다-다! 시원한 비를 뿌리며 시커먼 하늘을 가로질러 포효하는 천둥소리가 사람들의 메마른 삶을 일깨우기를. 샨티!
(각주 : "샨티"는 "평화"라는 의미로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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