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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령의 올댓 비즈니스] 제대로 된 의료란 손부터 확실히 씻는 것

바람아님 2018. 11. 11. 09:07

(조선일보 2018.11.10 박소령 스타트업 퍼블리 대표)


외과의사 아툴 가완디가 쓴 '어떻게 일할 것인가'


박소령 스타트업 퍼블리 대표박소령 스타트업 퍼블리 대표


"우리는 늘 손쉬운 해법만을 바란다. 그러나 인생에 그런 요행은 거의 없다.

우리는 의료 행위라고 하면 고독하면서 지적인 소임이라고 흔히들 생각한다.

그러나 제대로 된 의료란 까다로운 진단을 내리는 것이라기보다 모두가

손 씻기를 확실히 실천하는 것에 더 가깝다."


글 쓰는 의사들의 책 시장이 열리고 있다.

요즘 뜨거운 베스트셀러인 이국종 교수의 '골든아워', 응급의학과 전문의 남궁인의 '만약은 없다' 같은 국내서도 있고,

서른여섯에 암으로 요절한 신경외과 의사 폴 칼라티니가 죽기 전 쓴 '숨결이 바람 될 때'도 작년에 인기를 끌었다.

정신과 의사 올리버 색스가 쓴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처럼 이미 고전의 반열에 오른 작품도 있다.


그런데 아툴 가완디가 쓴 책은 결이 다르다.

하버드대 의대를 졸업하고 공중보건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외과의사이자 교수, 정책 전문가로 종횡무진 중인

그는 4권의 책을 썼다. '나는 고발한다, 현대의학을',  '체크! 체크리스트',  '어떻게 죽을 것인가',

그리고 오늘 소개하는 '어떻게 일할 것인가'까지, 가완디는 시종일관 더 나은 시스템을 만드는 여정에 초점을 둔다.


'어떻게 일할 것인가''어떻게 일할 것인가'


'어떻게 일할 것인가'는 올해 번역서가 나왔지만, 미국에선 2007년 출간됐다.

아이폰이 시장에 갓 나오고, 인스타그램과 우버는 태어나기도 전이다.

그러나 시차는 느껴지지 않는다. 일을 제대로 한다는 것은 시간을 이기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가완디는 의사로서 일을 잘한다는 것의 의미를 질문하고

성실함, 올바름, 새로움 세 가지 가치를 제시한다.


특히 추천하는 부분은 성실함에 대한 글이다. 그는 성실함에 대해

"일과 인간 행동에 대해 높은, 어쩌면 불가능해 보이는 기대치를 설정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위대한 성취로 향하는 길은 끝이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성실함 덕분에 상황은 조금씩 개선된다.

인도 오지에서 소아마비와 싸우고 전쟁터에서 더 많은 생명을 살리고자, 전략을 시시각각 수정하고 지식을 최대한

체계화하는 의사들의 헌신은 비즈니스 세계에서 치열한 24시간을 보내는 이들과 다를 바 없다.


올여름 아마존, JP모건, 버크셔 해서웨이가 공동 설립한 헬스케어 회사의 CEO로 가완디가 낙점됐다는 뉴스가 들려왔다.

더 나은 시스템을 직접 만드는 여정에 응원을 보낸다.
 


[새책] 명의가 되려면 까다로운 진단보다 ‘손 씻기’부터 잘해야


(조선일보 2018.07.12 김은영 기자)

 

어떻게 일할 것인가
아툴 가완디 지음, 곽미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324쪽 | 1만5000원


“일을 잘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특히 그 일에서 실패라는 것이 너무 쉽고 흔하다면?

의대생 시절이나 레지던트 시절, 내 최대 관심사는 유능해지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레지던트는 그날 내게 능력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똑똑히 보여 주었다."


‘어떻게 일할 것인가’는 의사 아툴 가완디가 자신의 직업에서 성공의 본질에 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더 나은 의료의 가능성을 찾아 헤맨 기록이다.

임상 외과 의사로서 개인적인 경험과 문제의식을 풀어 놓는 동시에, 의료 현장의

다양한 관점과 시도를 취재해 녹여냈다. 이라크 전장의 야전병원, 독극물 주사를

사용하는 사형집행장, 제왕절개 수술이 한창인 분만실 등 다양한 의료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의료인들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다뤘다.

이를 통해 직업에서의 성공의 본질을 되묻고, 의사에게 주어진 막강한 권한에

합당한 책임과 최선의 태도에 대해 성찰한다.


가장 먼저 언급한 원칙은 ‘손 씻기’다.

19세기 중반, 오스트리아 빈 종합병원의 산부인과 의사 이그나즈 제멜바이스는 병원에서 분만한 산모의 20%를

사망에 이르게 하던 산후 열(출산 후 발열)의 범인으로 의사들을 지목했다.

당시 집에서 분만한 산모의 사망률은 1%에 불과했다. 제멜바이스는 병동 의료진이 매 진료 전 반드시

손톱솔과 염소를 이용해 손을 씻게 강요했고, 산모 사망률은 곧바로 1%로 떨어졌다.


그로부터 150년이 지난 지금, 병원 감염은 여전히 심각한 문제다.

2003년 사스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출현해 몇 주 만에 전 세계 수만 명에게 퍼져 그 가운데 10%가 사망했을 때도,

일차적인 감염 매개체는 의료 종사자들의 손이었다.

최근 국내에서도 한 종합병원의 신생아 집단 사망을 필두로 병원감염 실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의사들은 여전히 손을 제대로 씻지 않는다.

가완디는 의사들이 제대로 손을 씻게 만들려는 온갖 시도와 끝나지 않는 노력을 글로 옮기면서 스스로 묻는다.

“일을 잘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특히 생명을 다루는 것이 나의 일이라면?”

그가 수술했던 환자의 병실 앞에 붙은 ‘감염’ 표시를 인식한 어느 날, 한순간도 그것이 자기 때문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음을 고백하면서.


저자는 의료를 넘어 어떤 분야에서건, 위험과 책임이 따르는 일에서 새로운 선택과 시도가 성공하려면

다음 세 요소가 핵심이 된다고 말한다. 바로 성실함, 올바름, 새로움이다.

그는 무엇도 정답이라 말하지 않지만, 최고를 능가하는 최선이 있으며 그것에 이르는 길을 찾는 무수한 시도와

실패야말로 개인과 사회를 한 걸음 나아가게 하는 열쇠라고 전한다.


가완디는 뉴요커와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연재한 탐사보도와 칼럼을 바탕으로 2007년 이 책을 출간했다.

지금까지 네 권의 책을 출간했고 모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그는 전 세계의 보건의료 문제에 날카로운 목소리를 내며 사회적 혁신을 이끌고 있으며, 타임스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최근에는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워런 버핏,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이 설립한 헬스케어 벤처의 수장으로 임명됐다. 








블로그 내 같이 읽을 거리 :


[분수대] 어떻게 죽을 것인가   (중앙일보 2015-9-4)
http://blog.daum.net/jeongsimkim/13579


난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살다가 죽고 싶다"    (조선닷컴 2015.05.30)
어떻게 죽을 것인가, 아툴 가완디
http://blog.daum.net/jeongsimkim/213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