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8.10.22 송경모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
모바일 시대 예언한 조지 길더 '구글 이후의 삶'에서 주장
기술비평가이자 사회사상가인 조지 길더(George Gilder)는 이미 1990년에 텔레비전
이후는 모바일 기기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는 신작 '구글 이후의 삶: 빅 데이터의 쇠락과 블록체인 경제의 부상'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구글 패러다임이 종말을 고하고
블록체인이 그 자리를 대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첫 변혁은 뉴턴에서 시작됐다. 뉴턴이 문을 연 기계론적, 결정론적 세계관은 이후
수많은 학자와 발명가, 기업가에게 영향을 미쳤다.
그 결과, 19세기 산업화가 이뤄졌고 포드와 GE가 그 토양에서 탄생하고 성장했다.
두 번째 변혁은 수리논리학에서 시작했다.
여러 학문이 융합하면서 20세기 컴퓨터 혁명이 일어났다.
그 결과, 20세기 후반 정보화 사회, 지식 경제가 형성됐다.
구글,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은 그 토대에서 성장했다.
이 시대는 정보와 콘텐츠 상품에 대한 복제와 확산의 시대다.
공유 관점에서는 효율적이었지만 보안과 개인 보호는 위협당했다.
더구나 정보의 원생산자인 개인은 그 정보들을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소수 거대 기업에 공짜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개발 자원으로 갖다 바쳤다.
세 번째 변혁은 '크립토코즘(cryptocosm·암호라는 뜻의 crypto와 우주라는 뜻의 cosm 합성어로 암호화를 통해
분권화된 세상을 일컫는 말)'시대를 열었다. 신호탄은 사토시 나카모토의 비트코인이었다.
거기에서 제시된 블록체인과 암호 화폐 개념은 곧이어 블록스택(Blockstack) 앱 플랫폼, 스팀잇(Steemit) 글쓰기 플랫폼 등
다양한 분산화, 개인화 시스템을 등장시키는 계기가 됐다.
전 시대 기술에 비해 보안은 획기적으로 향상됐고 빅브러더가 나를 들여다보고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크게 줄었다.
이 변혁은 구글이 촉발했던 빅데이터,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등 기본적으로 거대 중앙집중화 시스템에 기반을 둔
여러 구상을 하나씩 대체하면서 삶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대분산(great unbundling)의 시대가 코앞에 있다.
사람들은 필요한 물품과 서비스를 얻는 수단으로 개인 간 거래에 더욱 의존하기 시작했다.
P2P는 대세가 될 것이며 블록체인은 그 기반 기술로 자리 잡을 것이다.
평면적으로 움직이는 조직이나 단체의 힘보다 다차원 세계에서 상호 작용하는 개인의 권익이 더욱 보호받고
존중받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그의 이번 예측이 정말 들어맞을지는 더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당면한 데이터 사회의 특성을 다양한 전공 분야를 넘나드는 박학과 그만의 문체로 풀어낸 수작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코노 서가(書架)]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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