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2003-07-18 주성원기자)
◇여자, 그 내밀한 지리학
내털리 앤지어 지음 이한음 옮김/594쪽 2만2000원 문예출판사
예로부터 어머니의 젖(모유)은 ‘신성한 것’으로 인식돼 왔다. 중세 서양화에서 성모 마리아는
대개 그의 젖을 빨려고 하는 아기 예수와 함께 그려졌다. 그리스신화에서 젖은 불멸을 상징했다.
제우스와 알크메네 사이에서 태어난 헤라클레스는 여신 헤라의 젖을 먹었던 덕에 인간이면서도
불사의 존재가 됐다. 헤라클레스가 헤라의 젖을 너무 세게 빨았기 때문에 헤라는 헤라클레스를
떼어냈고, 그 젖이 하늘로 튀면서 은하수가 생겼다.현대에도 이런 인식은 별로 변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라레체연맹(국제 모유수유엄마들의 모임)의 표현대로라면 모유는 ‘기적의 물질’이다.
‘만병통치약’ ‘궁극적인 생물학적 액체’ ‘인간의 권리’ 등 무수한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그런데 만약 유리잔 가득 담아 냉장고에 넣어둔 모유가 있다면 당신은 그것을 마실 것인가.
당신의 반응은 아마도 이럴 것이다. “아무리 ‘신성한 물’이라지만….”
이 책은 모유에 대해서 ‘냉철하게 생각할 것’을 권한다.
실제로 모유를 먹인다고 모든 아이가 제인 오스틴이나 아이작 뉴턴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젖샘은 땀샘이 변형된 것이다. 젖 생산은 임신 중반쯤에 시작되고, 여러 종류의 호르몬이 작용한다.
어머니의 영양 상태가 달라도 비슷한 성분의 젖이 생산되는 것은 인간이 가진 신비 중 하나다.
이 책은 이 밖에도 다양한 과학적, 사회학적인 고찰을 통해 ‘젖’에 대해 가지고 있던 호기심을 충족시켜 준다.
젖에 관한 부분은 이 책의 한 장에 불과하다.
이 책은 여성 염색체부터 자궁, 가슴, 난소 등 다양한 주제로 여성의 몸에 관한 ‘내밀한 궁금증’을 명료하게,
그러나 차갑지 않게 풀어냈다.
단순히 ‘남자의 몸’과 비교하기보다는 풍부한 자료를 바탕으로 ‘여성의 눈’으로 본 여성을 흥미롭게 펼쳤다.
책소개 여자 : 그 내밀한 지리학 여성 스스로도 알지 못하던 여성의 몸과 마음에 대한 탐구. 이 책은 배란과 임신, 출산, 젖가슴의 사회적 및 생리적 기능, 오르가슴 등 여성의 신체에 관한 다양한 주제를 다루며 기존의 남성 위주 생물학에 도전하며 여성의 몸에 대해 말한다. 여성의 몸이 지닌 아름다움과 그것이 어떻게 진화했으며, 왜 지금처럼 행동하는 지를 알려준다. 여성을 생물학으로 고찰하며 기존의 여성성 개념에 반대하고, 여성 스스로의 각성을 통해 새로운 의미의 여성성을 추구한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
저자소개나탈리 앤지어 지은이 ㅣ 나탈리 앤지어 저서로 <동물들은 암컷의 바람기를 어떻게 잠재울까>와 <자연스러운 집념들>이 있다. 옮긴이 ㅣ 이한음 저서로는 과학소설집 <신이 되고 싶은 컴퓨터>가 있으며, 역서로는 <자연의 빈 자리>, , <해리포터의 과학>, <해변의 과학자들>, <인간 본성에 대하여>, <핀치의 부리>, <유전자의 세기는 끝났다>, <복제양 돌리>, <쫓기는 동물들의 생애> 등이 있다. [엘리트2000 제공] |
목차 1. 난자의 비밀 풀기 - 그것은 완벽한 태양 전지 하나로 시작된다 [예스24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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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저자는 여성이 자신의 몸을 불편하게 생각한다는 것, 특히 자신의 몸에서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고 생각했기에, 여성의 몸과 생물학에서 기쁨을 끌어내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여성의 몸이 지닌 아름다움과, 그것이 어떻게 진화했으며, 왜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추고 지금처럼 행동하는지를 알려주고 싶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저자는 여성의 생식기 '질'은 더럽다는 편견에 일침을 놓는다. 오히려 질은 몸에서 가장 깨끗한 곳이며 여성의 생식기에서 나는 냄새는 더러움 때문이 아니라 자궁과 질의 건강을 지켜주는 미생물들이 서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초원의 들쥐에게서 가능한 한 친구들과 꼭 붙어 자고 서로 사랑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불변의 논리를, 빈둥거리는 일에 전문인 고양이들에게서 숙면을 취하는 법을, 피그미침팬지에게서 생식기끼리 문지르는 법 외에 논쟁을 평화롭고도 유쾌하게 해결하는 법을 배우고, 수컷들이 더 크고 더 강함에도 불구하고, 수컷에게 방해받지도 않고 시달리는 일도 없이 서로 붙어 다니는 피그미침팬지 암컷들에게서 자매애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부분에서 자신의 견해를 고집했음을 밝힌다. 에스트로겐이 그 예로, 유방암의 근원이 무엇이든 간에, 에스트로겐을 매개로 할 때가 종종 있기 때문에 여성에게 할당된 몫만큼 그것을 갖고 태어났다는 것에 기뻐하긴 하지만, 그것을 보충하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절대 피임약을 먹지 않으며, 폐경기 여성의 에스트로겐 대체 요법도 거부한다는 생각을 절대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
책속으로자궁은 성장한다. 자궁은 줄어든다. 그것은 팽창하고 수축하고 씰룩거리고 장단을 맞추는, 크고 강력한 근육인 심장과 다르지 않다. 진동과 장중한 리듬은 생명의 원천이자 생명의 원리이다. (본문 p.161 중에서) 일부 노화현상은 운동을 하거나 햇볕을 가리는 모자를 쓰거나 해서 몇십 년 지체시킬 수 있다. 하지만 폐경기는 그럴 수 없다. 여성이 무엇을 하든 간에, 건강에 아무리 신경을 쓰든 간에, 몇 년 차이는 있겠지만 반세기가 지나면 윌리엄스가 '때이른 생식 능력 노화'라고 하는 단계에 접어들 것이다. 모든 사람이 돋보기를 쓰게 되지는 않지만, 폐경기 연령에 이른 여성들은 모두 배란을 멈춘다. 3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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