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8.12.29 이미도 외화 번역가)
'미합중국 해병은 최고의 친구이자 최악의 적이다(There is 'No Better Friend, No Worse Enemy' than a U.S. Marine).'
곧 사임하는 미국 국방장관 제임스 매티스가 해병대 장군 시절 만든 모토입니다.
미국 해병은 아군과 동맹군한텐 가장 든든한 전우이고 적군에겐 가장 무서운 적이라는 뜻입니다.
적지를 누빈 용장(勇將) 제임스의 별명은 '사나운 개(Mad Dog)'입니다.
여기, '사나운 개'를 닮은 시민이 있습니다. '그랜 토리노(Gran Torino·사진)'의 주인공 월트입니다.
그는 한국전쟁에서 은성훈장을 탄 전쟁 영웅이지만 불행하게도 전쟁의 악몽 때문에 괴로워합니다.
최근 상처(喪妻)한 그는 자동차 산업이 쇠락해 우범 지대가 된 디트로이트의 한 낡은 동네에서 혼자 살아갑니다.
그가 가보처럼 아끼는 게 있습니다. 그가 평생 몸담은 포드(Ford)자동차사가 생산한 '그랜 토리노'입니다.
평범한 시민인 고령의 월트가 총을 들어야 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동양계 갱단이 그의 차를 넘보고 그가 가족처럼 아끼는 옆집 동양계 청년 타오를 놈들이 위협하기 때문입니다.
그가 이웃을 지켜주기 위해 갱단에 경고하자 놈들이 타오의 집에 총기를 난사하고 타오의 누나를 무참히 성폭행합니다.
월트는 복수심에 불타는 타오를 집에 감금합니다. 그를 평생 괴롭힐 살상의 악몽을 원천 봉쇄하려는 조치입니다.
대신 월트는 훈장과 차를 타오에게 유산으로 남기고 혼자 무장(武裝)합니다.
'레전드를 실천하는 삶을 살라(Live the legend).'
이 모토에서 '레전드'는 문장(紋章)에 새겨진 군인의 신조입니다.
월트는 한국전쟁 때 소속 부대의 신조를 지키지 않고 무공을 세운 적 있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훈장을 받았습니다.
평생 그의 영혼을 옥죈 고통스러운 비밀은 가려둡니다.
마침내 그가 진정한 용기와 명예라는 이름의 무기를 품에서 꺼내 듭니다.
타오 가족한텐 가장 든든한 이웃이고 갱단엔 가장 두려운 파수꾼임을 증명하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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