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길에는 위험이 따른다. 위험을 최소화하려면 검증된 길로 국가를 끌어가는 게 상식이다. 개인 차원이라면 새로운 길은 개척자의 미덕으로 칭찬을 받을 수도 있다. 국가지도자라면 다르다. 모험에 따른 위험과 피해가 국민 모두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국민을 대상으로 검증도 되지 않은 소득주도성장 실험을 계속한다. 경제성장과 일자리에서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지만 대통령은 외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고 독려한다. 잘못 들어선 항로에서 열심히 노를 저으면 배가 어디로 가겠는가.
국가지도자가 갈 길은 분명하다. “지금 제 머리는 통합과 공존의 새로운 세상을 열어갈 청사진으로 가득 차 있다”고 취임사에서 다짐했던 바로 그 길이다. 그러나 대통령은 통합의 큰길 대신에 분열의 샛길을 걷고 있다. 적폐청산으로 국민이 두 쪽 난 마당에 전 경찰청장과 전전 경찰청장까지 기어이 쇠고랑을 채울 모양이다. 전전전전전 경찰청장은 10년 묵은 죄로 이미 수갑을 찼다. 전 대통령과 전전 대통령은 중죄인으로 전락했고, 치매를 앓는 전전전전전전전 대통령은 한 세대도 넘은 일로 법정에 섰다. 문 대통령이 천명한 ‘아름다운 복수’와는 거리가 먼 풍경이다.
‘가지 않은 길’은 이렇게 끝을 맺는다. “오랜 세월이 지난 후 어디에선가 나는 한숨을 지으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속에는 두 갈래 길이 있었고 나는 사람들이 적게 간 길을 택했다고. 그리고 그것이 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고.” 먼 훗날 문 대통령도 자신의 길을 돌아볼 것이다. 그때 후회를 줄이려면 지금 가는 길이 상식에 맞는지, 아무도 ‘가지 않는 길’로 잘못 들어선 건 아닌지 생각해볼 일이다. 그 선택에 대통령과 대한민국의 운명이 걸렸다.
배연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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