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19.07.20. 14:47
카리브해 미국령 푸에르토리코가 혼란에 빠졌다. 리카르도 로세요 주지사의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 중이다. 17일(이하 현지시간) 로세요 주지사 관저 인근까지 접근한 시위대와 이를 막기 위해 최루탄을 쏘는 경찰이 격하게 충돌하기도 했다. 18일에는 경찰서에 보관 중이 무기가 탈취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배후가 밝혀지진 않았지만, 무기고 벽에 주지사를 위협하는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밤낮을 가리지 않는 시위는 19일에도 계속됐다.
로세요 주지사의 사임 요구는 '챗게이트 스캔들'이 터졌기 때문이다. 최근 로세요 주지사가 2018년 말부터 올해 초 사이에 주 정부 몇몇 관계자들을 비롯해 지인들과 단체 채팅방에서 주고받은 889페이지 분량의 메시지가 공개됐다. 푸에르토리코 탐사저널리즘 센터가 지난 13일 공개한 채팅 메시지에는 정적에 대한 폄하, 성차별, 동성애 혐오 등과 관련된 저질 발언이 다수 담겼다. 로세요 주지사는 '성매매 여성', '짐승의 딸'을 거론하며 한 남성의 비만을 조롱하기도 했다.
챗게이트 스캔들은 최근 전직 주 정부 고위 공무원 2명이 부패 혐의로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나 민심의 분노를 더욱 자극했다.
이에 로세요 주지사는 사임 요구를 거부했다. 로이터 등 외신은 로세요 주지사가 자신의 사임을 요구하며 벌어진 시위에도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16일 보도했다. 로세요 주지사는 기자회견에서 "푸에르토리코 사람들을 위해 계속 일하는 것은 내 책임이자 내가 계속해야 할 일"이라며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반면 대화방에서 로세요 주지사와 문제가 된 대화를 나눈 크리스티앙 소브리노 정부 재무책임자, 루이스 리베라 마린 총무장관은 사임했다.
시위대는 2017년 허리케인 마리아로 인한 피해 복구가 더딘 데도 불만을 표출했다. 허리케인이 덮쳐 천문학적 피해가 발생해 경기 침체로 이어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후 많은 국민들이 푸에르토리코를 떠난 것으로 알렸다. 당시 300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미국 하버드대학 조사기관은 사망자가 4600명 이상이라고 추정하기도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트위터에 푸에르토리코 사람들은 훌륭하지만, 현지 정부 지도부가 부패하고 연방 정부가 제공한 많은 지원금을 낭비했다고 비판했다.
챗게이트 스캔들은 최근 전직 주 정부 고위 공무원 2명이 부패 혐의로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나 민심의 분노를 더욱 자극했다.
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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