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20.05.25 00:49
광주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세월이 많이 흘렀다. 사람을 찾습니다. 이름은 모르고 육군 중령, 1980년 5월 당시 수경사 차장. 얼굴은 기억나지 않는다. 어두웠다. 장맛비에 벼락이 쳐서 퇴계로 수경사 전역이 정전이었으니까. 6월 17일 밤 7시. 친구가 말해준 수경사 정문에 도착한 시각, 남산에 운집한 비구름 벼락에 사방이 깜깜했다. 두려웠다. 저 속에 들어가면 나올 수 있을까. 대학원생 출정식 선언문을 쓴 것이 화근이었다. 그걸 대필한 죄로 시국사범 A급으로 수배됐다. 그런데 수경사 부관이 우연히 나의 절친이었다. 계엄령이 발동한 5월 18일 밤, 절친이 공중전화로 알려줘서 알았다. 도망가라. 천운이었다.
40년 전 광주 항쟁 선언문 대필
내란죄로 수배돼 수경사에 출두
뻔한 질문에 뻔한 답으로 모면
가슴에 남은 원죄, 이제야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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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언문을 낭독한 그는 아직 암자의 주지스님일까. 세월이 지난 지금, 솔직히 얘기하고 싶다. 광주 영령들께 사죄하는 마음으로 말이다. 사람을 찾습니다. 그 육군 장교, 좀 늦긴 했지만, 우리가 무슨 죄를 지었는지 영령들께 삼가 고합시다. |
송호근 본사 칼럼니스트·포스텍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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