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0.12.26 03:00
[아무튼 주말]
90세 후반쯤 일이다. 큰아들이 “필요할 것 같아 준비했다”면서 지팡이를 가져왔다. 그 후에는 여행을 함께하던 사람과 강원도 양구에서도 정성 들여 만든 지팡이를 또 보내왔다. 집에 지팡이만 세 개다.
당장 필요하지는 않았다. 언제부터인가 쓰게 되겠거니 생각했다. 뒷산에 오를 때나 집 부근을 산책할 때는 짚어보곤 했다.
옛날에 친구들과 런던에 갔을 때는 50~60대 영국 신사들이 실크 모자를 쓴 채 스틱을 팔에 걸치고 공원을 거니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내 동갑내기 친구 정 교수가 정년퇴직 이후부터는 스틱을 짚고 나서곤 했다. 지팡이 없이 걸어 다니는 나보다 신사다운 모습 같아 나도 해볼까 하는 유혹을 받았다.
https://www.chosun.com/national/weekend/2020/12/26/JCPHWZDGD5FYXHQPX6IN4XLS2A/
[김형석의 100세 일기] 내년 4월부턴 지팡이 신세를 면치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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