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3. 9. 9. 03:03
대학생 때, 친구들과 광고 공모전을 준비한 적이 있다. 나는 카피라이터로 참여했는데 그때 팀의 회의 방식이 독특했다. 한 친구의 제안으로 아이디어 회의 때마다 누군가 한 사람은 계속 의견에 반대하는 역할을 맡았다. 회의 중 자기 의견에 딴지를 걸거나 비판하면 그 사람을 미워하기 마련인데, 이를 방지하고, 우리 아이디어를 과대평가하다가 정작 본선에서 탈락하는 과오를 피하기 위해서였다. 그때 우리 회의 방식이 ‘악마의 대변인(Devil’s advocate)’ 전략이라는 건 나중에 알았다.
‘악마의 대변인’은 가톨릭에서 성인(聖人)을 추대할 때 후보의 결점이나 의심스러운 점을 지적하는 선의의 비판자를 말한다. 모두가 찬성할 때 합리적 반대 의견을 내고 비판적 대안을 제시해 집단 사고의 오류에 빠지지 않으려는 장치다.
따뜻한 위로를 건네줄 친구는 가까이 두어야 한다. 하지만 그보다 내 옆에 두어야 할 친구는 진심으로 애정 있는 쓴소리를 해 줄 수 있는 친구다. 애정 없는 좋은 말은 나에게 중요하지 않은 사람에게나 어울리는 말이다.
https://v.daum.net/v/20230909030351904
[백영옥의 말과 글] [320] 애정 없는 좋은 말
[백영옥의 말과 글] [320] 애정 없는 좋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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