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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걸려도 과학기술 토양 다져야" 박정희 설득, KIST 세워

바람아님 2023. 10. 7. 08:27

중앙SUNDAY 2023. 10. 7. 00:38  수정 2023. 10. 7. 06:29

신동식, 수출 한국의 길을 열다 ⑥ 과학기술연구원 설립

1966년 10월 초, 청와대 비서실에 소동이 벌어졌다. 3주 후 한국을 방문하는 린든 B. 존슨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깜짝 선물’이 도착했기 때문이다. 65년부터 시작된 한국군의 베트남 파병 규모를 4만명으로 늘리는 것을 포함한 까다로운 협상이 순조롭게 마무리되자 존슨 대통령이 “원하는 것 한 가지를 추가로 지원해주겠다”고 통 크게 인심을 쓴 것이다. 무엇을 요청할지 난상토론이 벌어졌다. ‘여의도에 존슨 타워를 세우자’ ‘한강에 존슨 브릿지를 놓자’는 등 대부분 빌딩이나 교량처럼 눈에 보이는 것을 원했다. 

당시 경제수석이던 신동식 회장은 “기초과학 기술의 토대가 될 연구소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당장 “과학자 데려다 연구 시켜서 어느 세월에 실용화하고 산업을 키우겠나”는 반대가 쏟아졌다. 하지만 회의를 주재한 박정희 대통령은 이유를 물었다. 신 회장은 “세계를 돌아다니며 돈을 빌리고 기술을 도입했지만, 이대로 그들의 손발 노릇만 하면 우리 손에 남는 것이 없다”며 “100년이 걸리더라도 과학 기술의 토양을 다져야 할 때”라고 설득했다. 박 대통령은 “과학기술연구소를 세우자”고 용단을 내렸다.

“KIST 설립은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의 중요한 이정표가 됐습니다. 독일분원, ‘한·베 과학기술연구원’(VKIST)을 포함해 박사급 연구원만 2800명, 73년 조성에 들어간 대덕연구개발특구까지 합치면 수만명에 달하는 인재들이 모여 연구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KIST 내 인력양성을 위해 설립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비롯해 대부분의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소들은 KIST의 부설기관이나 연구 파트가 성장해 분리되는 형식으로 만들어졌지요. 해외에서도 효과적인 개발도상국의 연구 역량 강화 방안으로 관심이 큽니다. 다음달에는 대덕 50년 기념 행사를 대규모로 열 계획입니다.”

신 회장은 박정희 기념관에 동상 하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서울 시내에는 유일하게 KIST 안에 있다. 국가주요시설이라 일반인은 들어가지 못한다. 신 회장은 최근 KIST를 방문해 박 대통령 동상의 손을 잡았다. “동상에 손이 닿으면 차가워야 되잖아. 그런데 내게는 따뜻하게 느껴졌어요. 베토벤이 운명 교향곡 같은 불후의 명작을 남긴 데는 후원한 귀족들, 악보를 멋지게 연주한 음악가들도 적지 않은 역할을 했지요. 마찬가지로 대통령이 초석을 다졌기에 조선, 전자를 키울 수 있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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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걸려도 과학기술 토양 다져야" 박정희 설득, KIST 세워

 

"100년 걸려도 과학기술 토양 다져야" 박정희 설득, KIST 세워

━ 신동식, 수출 한국의 길을 열다 ⑥ 과학기술연구원 설립 1966년 10월 초, 청와대 비서실에 소동이 벌어졌다. 3주 후 한국을 방문하는 린든 B. 존슨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깜짝 선물’이 도착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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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10월 23일 KIST 준공식에 참석한 박정희 대통령 내외. KIST는 한국 과학기술 발전의 초석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 신동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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