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24. 7. 18. 05:00
최근 러시아군이 드론의 공격을 막기 위해 철판을 덧댄 이른바 ‘거북 전차’에 관한 기사가 많이 보도됐다. 어느덧 3년 차로 접어든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의구심이 제기되는 중이기는 하나, 아무리 그래도 전쟁 전 지상군 전력이 미국에 맞설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받던 러시아군의 위상을 고려하면 거북 전차가 너무나 어설픈 모양이어서 관련 기사의 대부분은 조롱의 대상으로 다루고 있다.
실제로 거북 전차는 일선에서 급조한 구조물을 T-62 같은 구형 전차에 덧씌운 것이어서 형태부터 조잡하다. 노획해 조사한 결과 포탑의 회전이나 포신의 상하 조준도 불가능한 데다 승무원의 시야를 차단해 주행하기도 어려운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거북 전차는 기갑전을 비롯한 전투용은 아니고 지뢰지대 개척, 진격로 확보 등에 투입하는 일종의 비전투 장비에 가깝다.
모든 장병은 군인이기 전에 인간이므로 아무리 효과가 미미하더라도 살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이는 성능 여부와 상관없이 처음 언급한 거북 전차를 결코 웃음거리로 취급할 수 없는 이유다. 조롱이나 비난의 대상은 전쟁을 일으킨 위정자야 하지, 항상 죽음의 공포와 마주하고 있는 전장의 병사일 수는 없다. 이는 비단 우크라이나 전쟁만의 모습이 아니다. 유사 이래 모든 전쟁이 그랬다.
https://v.daum.net/v/20240718050054777
드론 막으려 철판 덧댄 '거북 전차'…어설프지만 못 웃는다, 왜 [Focus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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