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4. 10. 18. 00:10
‘총·균·쇠’에 등장한 모리오리·마오리 동족의 비극
평화·우정 제안만으로 전쟁을 피할 수 있나
추미애 의원의 낭만적 기대… 북의 핵, 군사 도발 막을 수 없어
민주당은 ‘모리오리당’인가… 역사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1835년 11월 19일, 뉴질랜드에서 동쪽으로 800여km 떨어진 채텀 제도에 총과 곤봉과 도끼로 무장한 마오리족 전사들이 상륙했다. 그들의 목적은 분명했다. 채텀 제도에 사는 모든 것을 잡아먹는 것이었다.
채텀 제도는 무인도가 아니었다. 모리오리족이 살고 있었다. 마오리족과 같은 혈통이지만 수세기 전 뉴질랜드 본섬에서 배를 타고 나가서 교류가 끊긴 후 다른 부족이 된 것이다. 바로 그 모리오리족 역시 마오리족이 잡아먹으려는 ‘모든 것’ 안에 포함되어 있었다. 문자 그대로 동족상잔(同族相殘)의 비극이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모리오리족에게는 분쟁을 평화롭게 해결하는 전통이 있었”기에, “대표자 회의를 열어 맞서서 싸우는 대신 평화와 우정을 제안하고 물자를 나눠 주기로 결의했다.”
세계적인 석학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총 균 쇠’의 2장에서 그 비극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모리오리족의 평화와 우정의 제안은 전달되지도 못했다. 마오리족이 다짜고짜 공격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며칠 사이에 모리오리족 수백 명이 살해당하고 잡아먹혔다. 노예가 된 이들도 결국 같은 운명을 피하지 못했다. 자신을 잡아먹으려 온 이들에게 선물을 주려 하다니, 모리오리족은 대체 무슨 생각이었던 걸까? 다이아몬드는 마오리족과 모리오리족의 환경적 차이가 세계관의 차이를 낳았다고 설명한다.
“훈련을 더 빡세게 시키고 인간 고정대를 시키면 지저분한 치킨게임이 불러올 무모한 전쟁 위험을 막을 수 있나?” 지난 13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의 내용이다.....추 의원의 본심은 무엇일까.....이런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의 전반적 기조와 맞닿아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오물 풍선을 날려 보내는 북한을 힐난하지 않았다. 그런데 평양에서 정체불명의 무인기가 전단지를 살포하는 사건이 벌어지자 우리 정부를 향해 ‘평화’를 외치고 있다. 당명을 모리오리당으로 바꿔도 그리 어색하지 않을 듯하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했던가. 남의 역사도 잊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https://v.daum.net/v/20241018001026855
[朝鮮칼럼] 추미애식 '평화주의'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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