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戀說 애련설
予獨愛蓮之出於 내가 오직 연을 사랑함은
泥而不染 濯淸漣而不妖 진흙 속에서 났지만 물들지 않고, 맑은 물결에 씻어도 요염하지 않으며,
中通外直 不蔓不枝 속이 소통하고 밖이 곧으며 덩굴지지 않고 가지가 없기 때문이요,
香遠益淸 亭亭淨植 향기가 멀수록 더욱 맑고, 우뚝 깨끗이 서 있어
可遠觀 而不可褻玩焉 멀리 바라볼 수는 있으나 함부로 가지고 놀 수 없는 연꽃을 사랑한다
-중국 송나라 성리학자 주돈이(周敦頣 ·1017~1073)
그 풍모가 군자 같다 하여 '꽃 중 군자'로 불리는 연꽃.
또 씨앗을 많이 품어 민간에서는 '다산(多産)'의 상징으로 꼽히기도 한다.
7월 개화 시기를 맞아 경기 양평군 양서면의 물과 꽃의 정원 '세미원'에서는 이러한 연꽃의
자태를 듬뿍 느껴볼 수 있는 '연꽃 문화제'를 오는 31일까지 한 달간 연다.
또 봉곳하게 솟아오른 연꽃밭을 배경으로 전시회, 음악회 등을 볼 수 있는 행사도 열린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고 강영우 박사를 위한 '제2회 시각장애인 사진촬영대회 및 사진전'.
경기도 양평 출신의 강영우 박사는 가난에 시각 장애로 고통받았음에도 희망을 잃지 않고 도전해 한국인 최초의 시각장애인
박사(미국 피츠버그대)를 거쳐 미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를 지냈다.
그의 뜻을 기리는 전시회로 시각예술인 사진을 통해 장애를 극복하고자 하는 시각장애인의 탁월한 의지가 돋보인다.
지난 1회 대회 작품집을 통해 보니 시각장애인들이 청각과 촉각을 이용해 연꽃의 찰나를 담은 것이 매혹적이다.
촬영대회는 8월 15일까지 선착순 접수이며 수상 작품이 전시되는 사진전은 오는 9월 5일부터 11월 5일까지 세미원에서 열린다.
세미원 내 연꽃박물관 3층에서 27일까지 열리는 최광희 작가의 초대전 '애련(愛蓮)'은 연꽃을 주제로 콜라주(collage) 작품
등을 선보인다. 쓰고 난 화선지의 거친 표면을 처리하기 위해 잘게 찢어 물에 담가 색을 희석시키고 헹구어 다듬고 말리는
작업을 반복해 새로운 형태로 만들었다. 최 작가는 "진흙 속에서 생명력 강하게 피어나오는 연꽃을 보면서 우리 인간도
무에서 유를 창조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최광희 작가는 대한민국 환경미술대전을 시작으로 국내서 총 9회 수상했으며
문인화 서예는 대한민국 국전 외 국내전 총 12회 수상했다.
26일 오후 8시 향원각 옆 코러스 가든에선'아주 이상한 음악회'라는 이름으로 국악과 해설이 어우러진 한마당이 펼쳐질
예정이다. 거문고 산조 예능 보유자인 김영재 한국예술종합학교 명예교수가 해설로 참여한다.
또 오는 31일까지 세미원 야외 체험장에서는 천연염색 손수건 만들기, 전각 체험, 부채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행사도 열린다.
8월에도 일부 행사는 계속된다.
다음 달 31일까지 사랑의 연못에서는 김명희 작가의 테라코타전(흙인형 공예) '우리들의 이야기'가 전시된다.
김명희 작가는 "골목길에서 해 지는 줄도 모르고 놀던 어린 날의 추억들, 어느덧 훌쩍 커서 엄마가 돼 아이를 키우며 느꼈던
마음들, 사춘기 아이를 보며 느끼는 엄마와 딸과 그 딸의 유대관계 등 다양한 이야기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지난해 태국 실파콘 대학 초청 전시 및 워크숍을 연 바 있다.
그 외에도 이혜경, 윤희철 작가의 공예 드로잉 '두물머리 연가'가 다음 달 31일까지 연꽃박물관 2층에서 전시된다.
연꽃문화제가 진행되는 31일까지는 휴관일 없이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연장 운영한다.
입장료 4000원. 문의 (031)775-1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