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치아노의 ‘인생의 세 단계’(1513, 에든버러 스코틀랜드국립미술관)
15세기까지만 해도 서양 그림의 주제는 대부분 기독교 신앙과 관계된 것들이었다. 그러나 르네상스의 기운이 무르익어가면서 인간의 삶도 많이 다뤄지기 시작한다. 세속적 주제 중에서도 특히 인기를 끈 것은 유아기, 청년기, 노년기 등 인생의 세 단계를 묘사한 작품들이었다.
티치아노의 작품을 보면 왼쪽에는 청춘 남녀로 대표되는 청년기를, 오른쪽에는 큐피드와 함께 잠자는 두 아이를 배치해 유년기를 암시하고 있다. 아이들 뒤편에는 두 개의 해골을 바라보며 명상에 잠긴 노인을 묘사했다. 흥미로운 점은 티치아노는 다른 화가들과 달리 청춘을 크게 부각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이 그림을 그렸을 때 티치아노는 불과 25세의 청년이었다. 그래서일까. 노년은 마치 남의 일인 것처럼 작게 묘사됐다. 그가 노인이었다면 아마도 다르게 그리지 않았을까.
정석범 문화전문기자/한국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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