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이 지난 후 나는 어디에선가
/한숨을 지으면서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은 아마 이 땅의 중·장년 거의 모두가 알고 있는 시일 것이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은 아마 이 땅의 중·장년 거의 모두가 알고 있는 시일 것이다.
전체를 암송하지는 못하더라도 위에 인용한 시의 마지막 구절은 모두 어렴풋이나마 기억하고 있으리라.
오늘은 바로 1874년 시인 프로스트가 태어난 날이다.
'가지 않은 길'은 그가 병 때문에 하버드대학을 중퇴하고 뉴햄프셔주에 있던 그의 할아버지 농장에 머물던 30대 초반에 쓴 시이다.
지난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거의 2년 가까운 임기를 마치고 떠나면서 "되돌아보면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과
지난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거의 2년 가까운 임기를 마치고 떠나면서 "되돌아보면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과
궁금증도 있습니다"고 말했단다. 박 장관은 이 시를 각별히 사랑하는 듯싶다. 나 역시 고등학교 국어 시간에 처음 배운 이 시를
늘 가슴에 품고 살았으며 실제로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했고 그것 때문에 내 삶의 모든 것이 달라졌다.
시 한 편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꾼다.
통섭의 개념을 소개하느라 분주하던 2000년대 후반 어느 날 당시 서강대 철학과에서 가르치시던 엄정식 교수께서 내게 또
통섭의 개념을 소개하느라 분주하던 2000년대 후반 어느 날 당시 서강대 철학과에서 가르치시던 엄정식 교수께서 내게 또
다른 프로스트의 시를 알려주셨다.
'담을 고치며(Mending wall)'라는 시인데 거기에 '좋은 담이 좋은 이웃을 만든다'는 멋진 구절이 나온다.
'담을 만들기 전에 나는 묻고 싶다
/내가 무엇을 담 안에 넣고 무엇을 담 밖에 두려는지
/그리고 누구를 막아내려는지.'
그는 또한 '거기에는 담을 좋아하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며 끊임없이 담을 무너뜨리는 자연의 힘을 묘사했다.
통섭의 의미와 중요성을 이보다 멋지게 담아낸 글은 없다.
이제 나는 '가지 않은 길'을 내 가슴에서 풀어주련다.
이제 나는 '가지 않은 길'을 내 가슴에서 풀어주련다.
시인은 다음 날을 위해 한 길을 남겨두었다면서도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했지만,
우리는 이제 다시 돌아와 가지 않았던 길을 갈 수 있다. '좋은 담'이란 가지 않아 아쉽고 궁금했던 그 길을 찾아 언제라도 쉽게
넘을 수 있는 낮은 담을 말한다.
'인생 이모작'은 바로 가지 않은 길을 후회하지 않는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