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4.09.05 이준관 아동문학가)
/이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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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누렁소
"야야, 이참에 너도 좀 앉아서 쉬지 그랴!"
새참을 내온 엄마가 정겹게 말을 걸어도
갈다 만 밭 가운데에 멀뚱멀뚱 서 있는 소
"느그 식구 아니랄까, 닮기는 와 그키 닮노"
새참을 다 드실 동안 말씀 없는 아빠처럼
뙤약볕 고 한자리에서 새김질하는 순둥이
―김용희(19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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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동시를 읽으면 많은 사람을 감동시켰던 영화 '워낭소리'가 떠오른다. 평생 땅을 지키며 살아온 농부와 나이 많은 누렁소의 애틋한 삶을 그린 영화는 많은 사람에게 가슴 뭉클한 감동을 안겨주었다. 누렁소는 쉴 때가 되었지만 갈다 만 밭
한가운데 멀뚱멀뚱 서 있다. 쉬라고 해도 뙤약볕 한자리에 서서 주인이 새참을 다 드는 동안 새김질을 하고 있다. 평생 땅을 갈며 살아온 농부처럼 누렁소는 쉬는 새참에도 제 할 일을 생각하며 뙤약볕에 서 있는 것이다. 누렁소와 농부는 서로 닮았다. 자신의 일에 충실하다는 점에서, 묵묵히 제 할 일을 다한다는 점에서 닮았다.
누렁소처럼 자신이 맡은 자리에서 묵묵히 제 할 일을 다하는 사람이 많은 사회는 희망이 있다. 누렁소가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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