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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경의 남자를 위하여] 두려워하거나 미워할 대상이 필요한 남자

[중앙일보] 입력 2016.04.30 00:02 김형경/소설가 공원에서 맨주먹으로 호랑이도 때려잡게 생긴 근육질 남자가 힘자랑하는 광경을 목격한 적이 있다. 그는 사회적 권력도 지닌 듯 주변 남자들은 그를 향해 아부성 감탄을 쏟고 있었다. 하필이면 그때 근육질 남자 뒤편 나무에서 거미 한 마리가 ..

[김형경의 남자를 위하여] ‘정서적 양육’ 경험이 결핍된 폭력 남성

[중앙일보] 입력 2016.04.23 00:02 김형경/소설가 “여자와 북어는 사흘에 한 번씩 두드려야 한다”는 어릴 적에 본 속담사전에 있던 문장이다. 30대 중반까지도 동년배 남성이 웃는 낯으로 그 문장을 말하는 것을 들었다. “내 여자 내 마음대로 하겠다는데 무슨 상관이냐?”는 우리 사회 남성..

[김형경의 남자를 위하여] 눈치 없는 남자는 유능하고 행복하다

[중앙일보] 입력 2016.04.16 00:02 김형경소설가 오래전 만화가 고우영 선생님의 『삼국지』를 탐독한 적이 있다. 작가가 해석한 등장인물 캐릭터가 흥미로웠는데 그중 인상적인 인물은 유비였다. 그는 장비처럼 용맹하거나 관우처럼 의리 있는 장수도 아니고 제갈량과 같은 전략가도 아니었..

[김형경의 남자를 위하여] 인천항에 배 들어오기 기다리는 남자

[중앙일보] 입력 2016.04.09 00:02 김형경/소설가 경제 수준이 높은 외국 도시를 여행할 때 목격하는 장면이 있다. 공원에서 노숙하는 이들이 손에 돈이 조금만 쥐어지면 복권 판매소로 가서 복권을 사는 광경이다. 대도시 공원의 복권 판매소 근처에는 즉석복권을 긁는 그들의 모습이 흔하게 ..

[김형경의 남자를 위하여] 패션과 근육 가꾸기에 몰두하는 남자

[중앙일보] 입력 2016.04.02 00:53 김형경소설가 은행 창구 고객용 의자에 앉아 있다가 잡지꽂이에서 남성 잡지를 보게 되었다. 여성 잡지가 적어진 대신 처음 보는 남성 잡지들이 눈에 띄었다. 시사 교양을 다루는 기존 남성 잡지와는 달리 패션과 라이프 스타일만을 주된 내용으로 담고 있었..

[김형경의 남자를 위하여] 남성 집단이 연출하는 갈등과 분열의 드라마

중앙일보 2016.03.26. 00:03 예전에, 지인 남성으로부터 5년쯤 지속되었다는 철학 공부 모임에 참석을 권유받은 적이 있다. 나의 첫 반응은 이랬다. “그 모임에는 갈등이나 이합집산이 없어?” 그때까지 내가 경험한 모임은 대체로 분열로 귀결되곤 했다. 성장기 또래 모임도, 성인들의 친목 ..

[김형경의 남자를 위하여], 밀당과 썸 타는, 문화 속에 깃든 불안감

[중앙일보] 입력 2016.03.19 00:01 김형경/소설가 거리에서 행인의 시선을 끌 만큼 아름다운 후배 여성이 물었다. “남자들이 그냥 친절한 것과 흑심이 있어서 친절한 것의 차이는 뭐예요?” 얼마나 많은 친절을 경험했을까 싶어 슬그머니 웃음이 나왔다. “젊고 예쁜 여자에게 ‘그냥’ 친절..

[김형경의 남자를 위하여] 폭력적인 영화를 만들고 향유하는 남자

[중앙일보] 입력 2016.03.12 00:01 김형경/소설가 청년기에 홍콩 누아르나 할리우드 영화를 보며 “우리는 언제쯤 저런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부러워한 적이 있다. 2000년이 시작되던 무렵에는 “아, 우리도 이제 영화를 잘 만드는구나” 감탄한 적도 있다. 얼마 전부터 또 생각이 바뀌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