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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017.09.14. 03:15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1594년 류성룡(柳成龍)이 '전수기의십조(戰守機宜十條)'를 올렸다. 적군을 막아 지키는 방책을 열 가지로 논한 글이다. 그는 이 글에서 척후(斥候)와 요망((瞭望)의 효율적 운용을 첫 번째로 꼽았다. 적병의 동향을 미리 파악해 선제적 준..

조선일보 2017.09.07. 03:15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신흠(申欽·1566~1628)의 '치란편(治亂篇)'은 이렇게 시작한다. "장차 어지러워지려는 것을 다스리기는 어렵고, 이미 어지러워진 것을 다스리기는 쉽다.(治將亂難, 治已亂易.) 장차 어지러워지려 하면 위는 제멋대로 교만하여 경계할 줄 모..

조선일보 2017.08.31. 03:15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1797년 연암 박지원이 면천군수로 내려갔다. 세 해 뒤 임기를 마치고 올라와 재임 시의 메모를 정리해 '면양잡록(沔陽雜錄)'으로 묶었다. 당진문화원에서 김문식 교수에게 의뢰해 번역한 이 책이 이번에 간행되어 나왔다. 단연 눈길을 끄..

조선일보 2017.08.24. 03:15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공자가 어느 날 자로와 증석, 염유와 공서화 등 네 제자와 함께 앉았다. "우리 오늘은 허물없이 터놓고 얘기해 보자. 누가 너희를 알아주어 등용해준다면 무엇을 하고 싶으냐?" 제자들은 신이 나서 저마다의 포부를 밝혔다. 다들 나랏일..

조선일보 2017.08.17. 03:15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깊은 바닷속의 산호 캐기는 당나라 때부터다. 어민들은 산호초가 있는 바다로 나가 쇠그물을 드리운 뒤 배의 끄는 힘을 이용해 산호를 캤다. 철망산호, 즉 쇠그물로 캐낸 산호는 값으로 따질 수 없는 진귀한 보물 대접을 받았다. 명나라..

조선일보 2017.08.10. 03:15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얼마 전 심재(心齋) 조국원(趙國元·1905~1988) 선생이 소장했던 다산 선생의 친필첩을 아드님이신 조남학 선생 댁에 가서 배관할 기회가 있었다. 그중 짧은 글 한 편을 소개한다. "다산에는 꿀벌 한 통이 있다. 내가 벌이란 놈을 관찰해보..

조선일보 2017.08.03. 03:10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표현이 멋지거나 화려한 글이 좋은 글은 아니다. 내용이 알차다고 해서 글에 힘이 붙지도 않는다. 세상을 보는 자기만의 눈길이 깃들어야 한다. 송나라 때 장자(張鎡·1153~1235)가 엮은 '사학규범(仕學規範)' 중 작문에 관한 글 두 단..

경향신문 2017.08.01. 20:50 ‘겸재는…조선중화사상에 따라…조선고유색을 현양한 진경문화를 주도한…진경산수화법의 창시자다.’ 겸재 정선(1676~1759)을 향한 극찬이다. 심지어 ‘민족적 자존심을 지킨 화성(畵聖)으로 추앙해야 할 인물’로도 꼽힌다. 무오류의 위인전을 읽는 듯하다. 그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