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文,社會科學/科學과 未來,環境

[과학의 창] 드론이 취재하고 로봇이 기사 쓰는 세상

바람아님 2015. 5. 28. 09:02
김대식 KAIST 전기 및 전자과 교수

조선일보 : 2015.05.27

알 만한 價値 있는 소식을 빠르고 편하고 믿을 만하게 받고 싶은 욕구는 영원할 것
人工지능과 첨단기술 만나 취재·중계 완수할 미래에 인간이 해야 할 역할은 뭘까


	김대식 KAIST 전기 및 전자과 교수
김대식 KAIST 전기 및 전자과 교수
뉴스란 무엇인가? 물론 새로운 정보여야 한다. 아무도 모르는 사실, 아니면 이미 알려진 사실을 재해석하고 설명하는 것이 뉴스다. 누구나 다 알고, 더 이상 논쟁이 필요 없는 팩트는 '올즈(olds)'지, '뉴스(news)'가 아니다. 더구나 뉴스는 내가 알 수 없는 다른 사람 다른 곳에 대한 정보를 포함해야 한다. 나 자신만이 알고 있는 나에 대한 정보는 일기 책에 적어놓으면 된다. 일기 책에나 실릴 만한 내용을 언론이 보도하는 순간 우리는 사생활을 침해받았다고 느낀다.

전화도, 인터넷도 되지 않는 오지에서 돌아온 사람은 제일 먼저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려고 한다. 아마존 원주민, 남태평양 폴리네시아인, 사하라 사막 유목민은 모두 외부 손님을 만나면 가장 먼저 묻는다. 세상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느냐고. 고대 그리스인들은 '아고라(중앙광장)'에 모여 뉴스를 교환했고, 로마인들은 거대한 공중목욕탕에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인간은 왜 뉴스를 들으려 할까? 정확한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무서운 맹수와 위험한 자연에 둘러싸인 세상을 살아남아야 했던 우리 조상에게 정보는 삶과 생존을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였을 것이다. 특히 '나쁜 소식'을 최대한 빨리 쉽고 믿을 만하게 전달받는 것은 중요했다. 옆 마을 사람들의 행복은 나에게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옆 마을에 나타난 맹수는 오늘 밤 우리 마을에도 나타날 수 있다.

뉴스의 핵심은 속도·비용·신뢰성, 내 삶에 미치는 영향이기에 뉴스의 역사는 이 네 가지 변수가 얽혀진 진화 과정이라고 주장해볼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미국 작가 존 스타인벡이 말했듯 "이해하는 것은 힘들고, 믿는 것은 어렵지만, 가장 힘든 것은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을 찾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우리 삶에 영향을 줄 정보를 빠르고 편하고 왜곡되지 않게 전달할 수 있을까? 인류 역사에서 대부분 소식은 사람을 통해 직접 전달되었다. 지극히 불편하고 느린 방법인 만큼 가치 있는 소식들이었겠지만 떠돌아다니는 상인이 전달한 소문을 모두 믿을 수 있을까? 더 신뢰성 있는 방법이 필요했다. 당시 세계 최고의 무역 국가였던 베네치아 정부는 1556년 '아비소(avviso)'라는 공식 뉴스레터를 만들기 시작했고, 인쇄 기술이 보편화된 독일에서는 1605년 세계 첫 종이 신문이 발행됐다.

신문, 전보, 라디오, TV, 인터넷. 뉴스 매체는 계속 진화했지만 소식에 대한 인간의 욕망은 변하지 않았다. 우리는 여전히 내 삶에 중대한 정보를 빠르고 편하고 믿을 만하게 전달받고 싶어한다. 온라인 뉴스는 편하고 신속하고 저렴하지만 신빙성을 확인하기 어렵다. 소식에 대한 애프터 서비스(AS)가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신문과 TV 뉴스는 사실 여부를 보장하지만 불편하고 느리다.

그렇다면 뉴스의 미래는 무엇일까? 어쩌면 뉴스의 미래는 기자도 언론사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세상일 수 있다. 일명 '로봇 저널리즘'이라 불리는 데이터 마이닝 기반의 자동 뉴스 서비스는 이미 사용되고 있다. '워드스미스'라는 서비스는 2013년엔 300만권, 2014년에 10억건의 기사를 썼다.

하지만 데이터 마이닝은 '현실 마이닝'이 아니다. 현장 취재, 인터뷰, 심층 취재는 여전히 사람이 해야 하지 않을까? 답은 "글쎄요"다. 디프러닝(deep learning) 기반의 최신 인공지능 시스템들은 사물을 알아보고 사람과 대화가 가능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무인자동차, 드론, 사물인터넷 기술까지 융합된다면 '무인(無人) 기자'가 거리를 누비며 현장 취재하고 인공지능 카메라와 촬영 드론을 동원한 무인 스포츠 중계가 가능한 미래를 상상해볼 수 있다. 그렇다면 미래 뉴스의 가장 핵심 문제는 이것이다. 기계가 '소식'을 전해주는 세상에서 우리 인간이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