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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세계 최대'와 중국의 엄살

바람아님 2016. 11. 22. 23:44
SBS 2016.11.22 11:45


세계의 공장으로 재미를 톡톡히 본 중국이 이제 소비 시장에서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다국적 컨설팅그룹 딜로이트 차이나(Deloitte China)와 중국체인경영협회(CCFA)는 최근 공동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3년 뒤인 2019년 미국을 넘어 가장 거대한 소비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미국, 유럽 두 선진 지역 소매 시장이 5%에 못 미치는 낮은 증가율을 보이는 반면 중국은 소비 시장 활력과 잠재력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컨설팅 업무로 유명한 세계1위 회계법인 딜로이트(Deloitte)
이런 현상은 전자상거래, 즉 온라인 쇼핑이 이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지난해 온라인 쇼핑 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36%늘어난 647조 원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세계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가 전년보다 25% 증가한 1천 949조 원인 것에 비춰보면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5%, 성장 공헌율도 46%에 이르는 셈이다. 2019년이면 중국 온라인시장이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어서면서 세계 인터넷 소매 시장의 핵심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딜로이트 차이나는 전망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성장추세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로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 행사(11월 11일)를 꼽는다. 중국의 대표적 전사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올해 광군제 행사 단 하루 매출이 지난해보다 32% 증가한 20조 6천 723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中 사천대학 광군제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좌) 주문한 상품들(우)

10여 년 전 중국이 한창 고속 경제성장을 하기 시작하면서 중국이 30년 후 또는 50년 후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제일의 국가가 될 것이란 전망이 여기 저기에서 자주 등장했다.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면(When China rules the world)’ 등의 제목을 단 책들이 속속 출간됐을 정도다. 주로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학자들이 먼저 발표하면 중국에서도 이를 받아 크게 선전하곤 했다.


중국 패권 관련 서적들

중국은 처음에는 이를 칭찬으로 받아들이고 우쭐했지만 곧 속내가 다르다는 걸 알고 엄살을 떨기 시작한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가 중국이 이제 지위에 걸맞게 국제사회를 위한 분담금 납부와 지구 온난화에 대한 책임 등 각종 의무를 요구하면서 견제의 강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GDP규모에서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로 올라선 2010년 원자바오(溫家寶) 당시 중국 총리는 제 65차 유엔총회에 참석해 빈부격차, 부패 문제 등으로 중국은 아직 개발도상국에 불과하다고 몸을 한껏 낮췄다. 1인당 국민소득으로 보면 세계 100위 권 밖인데다 하루 1달러 미만의 절대 빈곤층이 1억 5천만명이나 된다며 절대로 패권 국가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2010년 유엔총회 참석한 오바마 美 대통령과 원자바오 中 총리

전망이 현실이 될 것인가? 중국은 시진핑 시대가 되면서 점점 자신감이 붙는 것 같다. 국제사회에서 몸을 낮추던 과거에 비해 많이 달라졌다. 아시아 곳곳에서 영토 분쟁을 일으키며 패권주의의 길로 나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눈길을 받고 있다. 미국은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고립주의를 택하겠다고 공언하고 나선 상태다. 중국이 엄살을 피우면서 세계 패권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는 국제사회의 우려와 견제는 더 힘을 얻고 있다.


이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