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國際·東北亞

찬킹청의 중국정치 뚫어보기⑧ 중국 패권주의는 사실인가? 환상인가?

바람아님 2014. 12. 14. 10:35

(출처-조선일보 2014.02.10 찬킹청)


중국은 빠른 경제 성장에 힘입어 국제무대의 새로운 강자로 등장하며 커다란 발언권과 영향력을 움켜쥐게 되었다. 
근대 유럽 열강은 빠르게 무역의 범위를 확대하며 군사력을 확충해 동서로 세력을 뻗어 나갔다. 그 결과 전 세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었고, 스페인, 영국, 미국 등 서구 열강은 모두 이러한 방법으로 패권을 갖게 되었다. 
한 경제학자의 추산에 따르면 향후 10년에서 15년 이내에 중국의 경제 총량이 미국을 뛰어 넘어 세계 최대의 경제 규모를 
자랑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과거 역사의 궤도를 그대로 따른다면 세계 최대 경제강국이 된 중국은 군사력을 자신의 
경제력에 걸맞은 규모로 끌어올려 글로벌 패권 다툼에서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고자 할 것이다.

올해는 청·일 전쟁 발발 120주년이 되는 해이다. 
120년 전인 1894년 중국의 북양함대(北洋艦隊)가 황해 해전에서 일본군 함대에 대패해 전멸했다. 
이로써 일본이 아시아에서 독자적 패권을 차지하게 되었고, 중국의 국운은 점차 기울어지게 되었다. 
열강들은 청나라의 무력함을 간파하고는 중국에 대한 대대적인 침략행위를 벌였고, 그 결과 중국은 나라가 토막나 해체될 
지경에 이르렀다. 그 당시 열강들은 이 가난하고 무지몽매하며 나약하기 그지없는 고대문명의 국가가 120년이 지난 지금 
재기에 성공해 세계 최대의 경제 강국이 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일본이 이 사실을 가장 받아들이기 힘겨워하는 것으로 보인다. 
메이지유신 후로 일본은 사회, 정치, 군사 등 각 분야의 서구화 개혁에 성공하며 승승장구했다. 
반면 중국은 관리의 부정부패와 재정난에 허덕이며 나날이 쇠퇴해가면서 두 나라의 운명이 엇갈렸다. 
그러나 다시 운명이 엇갈리며 오늘날 일본은 청·일전쟁 이후로 가장 강력한 중국을 맞닥뜨리게 되었다. 
일본 정치인들은 이런 역학관계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일본 우위의 형세가 뒤집힐 것을 우려하는 등 
중국에 커다란 위협을 느끼고 있다. 이러한 공포감으로 인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무제한 양적완화’, ‘공격적 재정지출’, 
‘구조개혁’ 등 ‘세가지 화살’ 정책을 내놓게 되었고, 일본이 강국으로의 재기를 재천명하게 되었다.

일본이 원하는 모습은 아니겠지만 현재 중국이 아시아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그러나 일련의 현실적 문제가 존재하는데, 백 년이 넘도록 국가적 부침에 허덕이던 중국이 다시 재기하면서 
이제 어떠한 태도로 주변 국가, 나아가 아시아 국가와의 관계를 맺어나갈 것인지가 관건이다. 
중국은 자신의 지배력과 패권을 과시할 것인가? 아니면 중국의 지도자들이 누차 말하듯 세계 각국과 평화롭게 공존하며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신흥대국으로서 자리매김할 것인가?

서양 패권국가이든 동양의 강국이었던 일본이든 모두 침략, 식민, 자원수탈을 자행하며 아시아의 많은 국가를 고통 속에 
몰아넣었다는 사실은 별반 차이가 없다. 세계 2차 대전 이후 미국이 아시아에서 역내 안정과 질서를 수호하는 주도적 역할을 
자청했고 많은 아시아의 신흥국가들은 평화롭고 안정적인 환경에서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 
그렇다면 중국이 강국으로 발돋움해 발언권을 키운 지금은 아시아에 ‘중미공치(中美共治)’의 양상이 나타나게 될까?

일본은 중국의 굴기(崛起)에 대해 염려를 숨기지 않고 있다. 
또 베트남·필리핀·인도·인도네시아 등 국가는 중국의 군사력 확충에 대해 경계를 늦추지 않으며 
중국이 군사력을 확충해 세력을 과시하며 영토분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제시한 ‘차이나 드림(中國夢)’이 제국주의의 확장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이를 역내 불안정을 초래하는 요소로 꼽았다.

하지만 중국의 역사에서 대외침략은 1700년대 중반 이후 청나라 건륭제가 단행한 10번의 원정을 일컫는 
십전무공(十全武功)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찾아볼 수 있다. 서쪽으로는 지금의 신장(新疆)지역인 중가리아까지, 
남쪽으로는 미얀마, 베트남, 타이완까지 평정했던 건륭제의 원정은 이미 270년이나 된 오랜 역사이다. 
게다가 그 당시 국제사회에는 강국이라 할만한 국가가 손으로 꼽을 수 있을 만큼 적었으며 아직 많은 국가가 등장하기 
전으로 그 시기를 현재의 국제사회와 비교할 수 없다. 사실 지금의 미국과 같은 강국도 군사력이 아닌 문화, 교육, 
서양화된 가치관 등 미국의 소프트 파워의 영향으로 다른 나라들이 ‘개조’되었기 때문에 역내 세력과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아베 총리는 최근 중국과 일본의 현 긴장 상태를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전 영국과 독일의 상황과 비교하며 
'우발적 충돌' 가능성을 언급했다. 
최근에는 일본이 점차 프랑스처럼 경제력은 있지만 세계적 영향력은 없는 강국이 될 것이며, 
중국이 과거의 독일처럼 패기만만하며 세계를 움직일 경제적, 정치적, 군사적 힘을 갖춰나갈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또한 일각에서는 중·일관계가 영국과 프랑스처럼 이웃이면서도 숙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한 세기 이상 지리멸렬한 경쟁을 
거치고난 뒤에야 평화롭게 공존하며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 
그러나 그 날이 오기 전까지 이어질 대립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중국어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