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4.10.20. 05:35 “광원 여러분, 간호원 여러분. 난 지금 몹시 부끄럽고 가슴이 아픕니다.… 우리 후손만큼은 결코 이렇게 타국에 팔려나오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1964년 12월 10일, 대한민국 국가원수 최초로 서독(현 독일)을 찾은 고(故) 박정희 대통령은 파독광부와 간호사들 앞에서 눈물을 애써 참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전, 고국에서 대통령이 찾아온다는 소식에 이날만큼은 양복과 한복을 말끔히 차려입은 파독광부과 간호사 250여명은 뒤스부르크 교외의 한 공회당(타운홀)을 가득 메웠다. 박 대통령이 태극기가 내걸린 단상에 오르고 애국가 반주가 울려퍼지자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란 마지막 대목에서 몇몇은 흐느끼기 시작했다. 박 대통령 옆의 육영수 여사도 손수건을 꺼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