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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독립공원… '유관순'보다 '민주화' 展示만 넘쳐"

바람아님 2015. 4. 3. 10:13


이혜훈 유관순사업회 회장
"野 시장·구청장 취임 이후 민주화 인사 중심으로 변모"



	이혜훈 기념사업회장
이혜훈 기념사업회장
이혜훈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장은 29일 "항일 독립 투쟁의 성지인 서대문형무소는 독립운동에 헌신한 애국지사들의 행적을 알리는 곳이어야 하는데 언제부터인가 민주화운동가 일색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을 지낸 그는 지난 2월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 21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이 회장은 이날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서대문형무소는 민주화운동 관련 27명의 인사들에 대해서는 옥사(獄舍) 건물 2채를 모두 할애해 약력과 행적 어록, 사진, 풋프린트, 부조 등을 전시하고 있는데, 3·1운동에 대해서는 7줄짜리 짧은 소개밖에 없다"고 했다. 백기완·김근태·고은 등 민주화 인사 한 사람에게 할애된 전시 공간의 규모는 3·1운동 전체에 할애된 공간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립운동의 상징인 유관순 열사에 대해서도 본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여옥사(여성 감옥)에 간단한 약력만 기술돼 있다. 그는 "민주화운동의 역사도 중요하지만, 상대적으로 목숨을 바쳐 일제에 항거했던 애국선열을 기리는 작업이 너무 축소돼 있다"며 "특히 유관순 열사에 대한 소개 공간은 민주화 인사 1명에게 할애된 전시 공간의 5% 수준밖에 안 된다"고 했다.

이 회장은 "서대문형무소는 서대문구에서 관리하고 있는데,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의 박원순 시장(2011년)과 문석진 구청장(2010년) 취임 이후 민주화운동 중심으로 변하기 시작했다"며 "'서대문독립공원'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민주화운동만 강조돼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관순 열사의 훈격이 건국훈장 독립장(3등급)으로 대통령 헌화 대상에서도 배제돼 있어 '유관순추모제'가 지방 단위 행사로 전락한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는 서재필, 이승만, 김구 선생 등이 참여해 1947년 발족됐고 독립운동가인 조병옥 박사가 초대 명예회장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