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5.04.01이원석 '인문학 페티시즘' 저자)
인근 사립대학에 재직 중인 교수님을 만나러 가기 위해서였다.
우선은 숨도 돌릴 겸 해서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다 인문 고전은 천재가 쓴 책이며, 인문 고전을 열심히 읽으면 천재가 된다는 주장을 하는
어느 자기계발서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물론 허황된 얘기다.
하여 대부분 이 책에 대해서 성토(聲討)하던 차에 어느 누님이 고백하시기를,
하여 대부분 이 책에 대해서 성토(聲討)하던 차에 어느 누님이 고백하시기를,
실은 자기도 처음에는 '리딩으로 리드하라'에 매료되었다는 것이다.
하여 어린 아들에게 고전을 억지로 읽혔다는 것이다. 잘될 리가 있나.
마침 그 애도 데리고 오셨던지라 옆에서 혼자 놀고 있었다.
애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었다.
요새 하는 말로 안구에 습기가 찰 일이었다.
누님의 소박한 마음을 누가 탓하겠나. 그저 당신 아들이 잘되길 바란 것뿐인데.
누님의 소박한 마음을 누가 탓하겠나. 그저 당신 아들이 잘되길 바란 것뿐인데.
하나 인문 고전 읽는다고 천재가 되지는 않는다.
눈을 들어 대학교를 보라. 인문 고전 10년 읽은 대학원생들의 현실은 보따리장수다.
하나 그런 처지가 실패한 인생이라는 것은 아니다.
단지 인문 고전을 성공의 수단이나 숨겨진 비결로 여기지는 말자는 것뿐이다.
물론 인문학이 트렌드가 된 요즘인지라 너도나도 인문 고전을 이야기한다.
물론 인문학이 트렌드가 된 요즘인지라 너도나도 인문 고전을 이야기한다.
따라서 인문 고전을 읽는 목적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원래 인문학의 본령은 무용(無用)함에 있다.
인문 교양을 가리키는 원래의 단어(artes liberalis)가 뜻하는 바는 노예가 아니라 자유인이 배우는 기예(학문)다.
온전한 시민으로 성장하기 위해 요구되는 기본 자격으로 이해된 것이다.
우리가 선망하는 의학과 법학을 서구에서는 전문대학원 과정으로 개설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대신 학부에서는 교양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초 학문을 가르친다.
우리가 인문학을 공부하고, 고전을 읽어야 할 이유 또한 이렇게 참된 인간으로 바로 서기 위함이어야 할 것이다.
※ 4월 일사일언은 이원석씨를 비롯, 재즈클럽 '원스인어블루문'의 임재홍 대표, 영화배우 장영남씨,
※ 4월 일사일언은 이원석씨를 비롯, 재즈클럽 '원스인어블루문'의 임재홍 대표, 영화배우 장영남씨,
이복실 여성가족부 전 차관, 배우 손숙씨가 번갈아 집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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