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입력 2015.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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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면적 605.28㎢의 거대 도시다. 같은 서울이지만 지하철 5호선 마천역 인근에 사는 시민이 1시간40분 걸리는 맞은편 끝 방화역까지 매일 오가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시민들의 일상생활은 특정한 권역 안에서 주로 이뤄진다. 이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생활 속의 경계, ‘생활권’이다.
28일 KAIST 문화기술대학원 이원재(사회학)·박주용(물리학)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서울은 대중교통(버스·지하철) 이용량을 기준으로 서남-도심·강남·동북·서북·강서·북한산 등 크게 6개 생활권으로 나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로부터 제공받은 2011~2013년의 4월 둘째 주 월·화요일 교통카드 사용내역 빅데이터 4000만여 건을 분석한 결과다.
이 교수는 “상호 이동이 많은 동끼리 연결하는 클러스터링(clustering) 방식으로 분류했더니 내부 교통량이 외부 교통량보다 유의미하게 많은 지역들이 6개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일자리(직장)와 잠자리(주거), 여가가 한 지역에 결합된 형태”라고 했다.
가장 큰 생활권은 서남-도심권이다. 관악·금천구 등 서남쪽 주거지역과 영등포(여의도)·중구 등 업무지역이 결합된 형태로 11개 자치구, 104개 동으로 이뤄져 있다. 도심에 직장을 둔 이들이 접근성이 좋고 집값도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에 주거지를 정한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대기업에 근무하는 이수현(39)씨는 서남생활권에서 주로 활동한다. 평일에는 집이 있는 관악구와 회사가 있는 중구 사이를 지하철로 오간다. 주말엔 관악산에 가거나 서울대입구역 근처에서 영화를 보고 인근에 있는 먹자골목에서 외식을 한다. 이씨는 “통근하기 편한 곳에 집을 구했다”며 “주변에 필요한 시설들이 모여 있어 굳이 멀리 나갈 이유가 없다”고 했다.
두 번째로 규모가 큰 강남생활권엔 10개 자치구, 84개 동이 묶여 있다. 기업이 많고 교육 여건이 좋은 것으로 알려진 강남·서초·송파구를 중심으로 한강 너머 성동·중랑·광진구 등이 포함돼 있다. 이와 함께 ▶노원·동대문·강북 등 8개 자치구가 하나로 묶인 동북생활권 ▶서대문·은평·마포구 등으로 구성된 서북생활권 ▶강서·양천·영등포구가 이어진 강서생활권 ▶도봉·강북구 등으로 이뤄진 북한산 생활권 등이 존재하고 있다.
보안소프트웨어 업체 직원인 조성훈(29)씨는 광진구 중곡동에 살지만 잠자는 시간을 빼곤 대부분을 직장이 있는 강남구 역삼동에서 생활한다. 주중에는 매일 7호선 군자역과 2호선 역삼역을 오간다. 쉬는 날이면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친구를 만나거나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쇼핑을 즐긴다. 조씨는 “중곡동은 강남에 비해 집값이 상대적으로 싸지만 7호선으로 한 번에 강남까지 갈 수 있다”며 “밤엔 강북주민이지만 낮엔 강남주민”이라고 말했다.
조씨 사례처럼 강남권의 영역은 지하철 3·7호선을 타고 한강을 건너 성동·중랑·광진구까지 확장되고 있다. 최북단은 7호선 중화역이 있는 중랑구 중화1동이다. 박주용 교수는 “한강이라는 지형적 경계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전통적인 지역 구분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행정 편의가 아닌, 실제 시민들의 선택에 따라 만들어진 생활권”이라고 말했다.
강남권의 서쪽 경계는 지하철 3호선 교대역과 남부터미널을 잇는 도로다. 같은 서초구지만 서초1동은 강남권, 서초3동은 서남권에 속해 있다. 서초3동의 경우 법원·검찰청·예술의전당·남부터미널 등 공공시설이 많은 데다 회사와 음식점 등이 밀집해 있어 외부인들의 통행이 빈번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기준 서초3동의 사업체 수는 6884개로 서초구에서 가장 많았다. 이순명 서초3동장은 “집값이 비싸 이 지역에 살지는 못하지만 관악·금천구 등에 살면서 통근하는 직장인이 많다”고 했다.
서초구 반포본동과 반포2·3동, 방배동도 서남권으로 분류된다. 김용산 현대공인중개사(반포3동 소재) 대표는 “여의도로 출퇴근하는 전문직 종사자들이 이곳에 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소규모 생활권도 존재=6개 생활권 안에 섬처럼 구분되는 소규모 생활권도 존재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송파구 석촌·문정·거여동 지역과 관악구 난곡·난향동 지역이 대표적이다. 송파구에서 40여 년간 살았다는 주민 김모(49)씨는 “직장이나 학교·학원 문제로 강남구 쪽으로 이동하는 이들이 많아 강남권 안에 있지만 일부 주택 지역의 경우 강남까지 학교·학원을 보낼 여력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경기도와 접해 있는 강동구와 금천구 시흥동 일대는 서울 지역보다 하남·광명시 등과의 연관성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각 생활권에는 대중교통 이용량이 집중되는 거점지역이 있다. 서남-도심권에서는 영등포구 여의도동이 하루 이용량이 12만3614건으로 가장 많았다. 강남권은 강남·역삼역이 있는 역삼1동(9만30건)이 거점지역으로 꼽혔다. 종각역이 있는 종로1·2·3·4가동(동북권, 12만1331건), 연신내역이 있는 대조동(서북권, 5만448건), 오목교·목동역이 있는 양천구 목1동(강서권, 4만8316건), 미아사거리역이 있는 송천동(북한산권, 2만4806건)이 거점지역으로 제시됐다.
6개 생활권 중 응집력은 북한산권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의 이동량이 외부로 향한 이동량보다 14.9배 많았다. 그 뒤를 이어 강서권(8.6배), 서북권(6.9배), 동북권(4.9배), 강남권(4.1배), 서남-도심권(3.2배) 순이었다.
박민제·장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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