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비판의 방식이다. 일상생활에서 지금까지 “그런가 보다” 하고 별생각이 없었지만 하루에 세 번이나 이런 경우를 보았기 때문에 한 번 더 생각하게 됐다.
한국에선 일이 잘못됐을 때 “왜 이렇게 못해? 바보야”라고 직접 혼내는 경우, “이거 잘 못하시네”라고 점잖게 놀리는 경우, “그 사람 봤어? 진짜 못하더라!”라고 다른 사람들이 듣는 데서 비난하는 경우 등이 종종 있는 것 같다. 특히 셋째의 경우, 적은 사람 앞에서 이런 말을 듣는다면 괜찮을 수도 있겠지만 수많은 사람 앞에서 이런 비난과 놀림을 받았다면 당사자는 상당히 불편하고 창피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다. 한국인들은 ‘우리’나 ‘정’과 같은 개념 때문에 이런 말을 심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앞으로 함께 더 발전하고 더 성장하자는 각오로 쓰는 것 같다. 다만, 서양인에게 이런 말을 할 경우 달리 받아들일 수 있음을 지적하고 싶다. 서양권에서는 이런 직설적인 비판을 잘 하지 않기 때문이다. 잘 못하는 부분이 있으면 먼저 잘하는 부분을 언급한 다음에 좀 더 개선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덧붙이는 문화가 있다. 서로 상대방을 존중하는 문화다. 그래서 외국인에게 “너 되게 못하더라”라고 얘기하면 쉽게 상처받는 것은 물론 그 말을 한 사람과 사이가 멀어질 수도 있다.
이런 직설적인 비판 대신에 친절하게 조언을 하는 건 어떨까? 똑같이 성장하고 발전했으면 좋겠다는 의미로 사람에게 친절하게 얘기하면 오히려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이 세상에는 완벽한 사람이 없다. 따라서 “너 되게 못하더라”라는 말은 듣는 사람에게 “그럼, 너는 다 잘하고 완벽해?”라는 반발을 부를 수 있다. “잘했는데, 다만 이런 부분은 다음부터 고치면 좋겠다. 그러면 정말 완벽할 것 같다”라고 말해 주면 듣는 사람도 “그래, 다음부터 더 잘해 보자”라는 생각을 저절로 하게 될 것이다. 직설적인 비판보다 조언을 하는 건 사회적으로도 중요하다. 그런 말투가 더욱 많아지면 다른 사람의 명예를 더욱 배려하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다니엘 린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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