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이데일리 2016/03/15 김현아 기자)
이세돌 9단이 구글의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와 오늘(15일) 오후 1시부터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마지막 대국을 벌인다.
이 9단은 지난 세 차례 대국에선 알파고에 불계패했지만, 지난 13일 4국에서 이기면서 알파고의 기풍을 파악했다는
그는 첫 승리 직후 기자회견에서 “(3연패 이후)충격이 아예 없었다고는 말씀을 못 드리겠지만 대국을 중단시킬만 하진 않았다.
그의 제안을 구글 딥마인드 측이 수용하면서 마지막 대국에선 이 9단이 흑으로, 알파고가 백으로 경기를 한다.
세르게이 브린 구글 창업자는 4국 직후 “이세돌 9단과 이렇게 흥미진진한 대국을 성공적으로 치르게 돼 기쁘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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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의 공식 대전 수는 총 9 대국으로 8승 1패를 기록중이다.
고레이팅스는 한 번도 진 적이 없는 선수는 집계 대상에서 제외하기 때문에 알파고는 13일 첫 불계패를 당하면서
알파고의 순위는 이 9단과의 오늘 대국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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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상] 알파고가 답한다
(출처-조선닷컴 2016.03.12 김광일 논설위원 김도원 화백)
일본 바둑계에 옛 얘기가 전해 온다.
'바둑 신(神)' 소리를 듣던 명인이 우연히 어느 시골 촌장과 붙었다. 호선으로 백을 쥔 명인이 딱 한 집 이겼다.
상대를 몰라본 한낱 시골 고수는 "한 판 더!"를 외치며 팔을 걷어붙였다.
흑 두 점을 깔고 접바둑이 됐다. 명인이 또 한 집만 남겼다.
화가 난 촌장이 넉 점 깔고 셋째 판, 마지막엔 아홉 점 놓고 덤볐다.
그때마다 명인은 한 집만 이겼다.
촌장이 무릎을 꿇었다. "선생님!"
▶알파고가 이세돌을 잠재운 두 판은 명인이 촌장 다루듯 했다. 해설하던 김성룡 9단이 실토했다.
"알파고는 판후이와 둘 때도 딱 이길 만큼, 이세돌과도 이길 만큼만 뒀다."
이길 만큼만, 이게 무섭다. 인간을 갖고 논다. 김성룡이 탄식했다.
"나랑 붙어도 딱 이길 만큼 두지 않을까."
기계는 고장은 나도 실수는 없다. 알파고에 악수(惡手)란 없다.
인간이 만든 정석은 선입견일 뿐이다. 알파고에 정석은 승리 확률을 극대화한 수순이다.
▶알파고에 완패한 판후이가 "알파고는 이창호 닮았다"고 했다.
조훈현도 말했다. "알파고는 끈질기고 계산에 밝고 이길 수 있다면 손해를 무릅쓴다. 전성기 이창호 같다."
이창호는 끝내기 신산(神算)이었다. 무표정하게 바둑판만 내려다보는 돌부처였다. 상대는 제풀에 무너졌다.
그가 지존이던 시절 진 쪽은 밤잠을 못 잤다. 패착이 없는데 왜 졌을까.
이번에 이세돌도 "어떻게 졌는지도 모르고 졌다"고 했다.
▶해설가들은 비명을 질렀다.
"아니 이런 수가…." 때론 "알파고가 실수했다" "이상 감각이다"면서 막판까지 이세돌 승리를 장담했다.
환호를 지른 10분 뒤 송태곤 9단은 사과했다. "이제 보니 졌군요. 죄송합니다."
인간은 몰랐다. 알파고는 다른 바둑 문법을 갖고 있다. 기리(棋理)부터 다르다.
인간은 귀와 변을 먼저 둔다. 변화를 내다볼 수 있는 곳이다.
중원은 계산 불가 영역이다. 그러나 알파고는 초반부터 중원 땅을 헤아렸다.
▶'기성(棋聖)' 오청원이 치수(置數) 고치기 10번기에서 천원(天元)에 돌을 놓아 바둑계를 뒤흔든 게 80년 전이다.
알 수 없는 신의 영역, 착수를 금했던 곳에 알파고가 답을 갖고 왔다.
초반 '이상했던' 수가 100여 착점이 지난 뒤에야 공포와 전율을 불렀다.
알파고는 영화 '터미네이터'의 스카이넷 같은 괴물이 아니다. 한국에 온 손님이다.
덕분에 온 나라가 인공지능 얘기다. 수십조원어치 자극을 줬다.
지금 알파고가 던지는 메시지는 뭘까. 우리가 알아듣고는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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