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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혁명 (4)] 6세 때 '딥 러닝' 뇌 거의 완성… 선진국, 어릴 때부터 독서운동

바람아님 2016. 3. 28. 10:11

(출처-조선닷컴 2016.03.28 김성모 기자  박세미 기자  런던=장일현 특파원)

[창간 96 특집 / 읽기 혁명]

- 12세까지 독서 습관 골든타임
3~5세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면 시청각 정보 처리하는 좌뇌 활발
초등학생 때까지 독서 소홀하면 어휘력 달려 책 더 멀리 '악순환'
이젠 인공지능과 경쟁할 아이들… 五感을 통해 창의적 사고 넓혀야

"보물섬을 약탈한 해적선보다 더 많은 보물이 책 안에 있다" ㅡ월트 디즈니

지난 5일 오전 영국 런던 레인즈파크 동네 도서관. 
머리가 하얗게 센 잉가 브로켓(Brockett)씨가 그리스 신화책을 한 권 뽑아들더니 여섯 살짜리 소녀 미나(Mina)에게 읽어주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교사로 정년 퇴임한 뒤 8년째 책 읽어주기 자원봉사를 하고 있어요." 
그는 "이 나이 또래 아이들에겐 책을 가까이하는 습관을 들여주는 게 무척 중요하다"고 했다.

영국뿐 아니다. 미국에선 신생아부터 11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독서는 기본(Reading is Fundamental)' 프로그램 등을 
통해 책을 선물하거나 책을 읽어준다. 프랑스에서도 0~3세 영·유아와 가족들 대상으로 책 읽기 요령을 알려주는 
'첫 페이지(Premieres Pages)' 등 독서 교육 활동이 풍성하다. 
주요 선진국에선 '독서 전쟁'이라 불릴 만큼 어린아이들이 책을 접하도록 하는 것이다.
지난 5일 영국 런던 레인즈파크 도서관에서 잉가 브로켓(왼쪽)씨가 6세 소녀 미나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다.
지난 5일 영국 런던 레인즈파크 도서관에서 잉가 브로켓(왼쪽)씨가 6세 소녀 미나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다. 
영국에서는 영·유아에게 책 선물을 해주는 '북스타트(BookStart)' 운동을 펼치는 등 
어렸을 때부터 어린이들이 책을 가까이 접할 기회를 많이 준다. /런던=장일현 특파원
뇌의학 전문가들은 이 같은 선진국의 영·유아와 어린이 대상 독서 교육을 두고 인간의 뇌를 모방해 탄생한 알파고(AlphaGo)의 
딥 러닝(deep learning·인공기계학습)을 떠올린다. 어린 시절 책 읽어주기와 책 읽기가 인공지능의 딥 러닝 과정처럼 
인간의 뇌를 자극해 상상력과 창의성이란 '생각의 근력'을 키우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12세까지가 독서 습관 들일 '골든 타임'

어린 시절 책 읽기가 중요한 것은 영·유아 때 인간 뇌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때문이다. 
생체학자 스카몬(Scammon)의 성장곡선에 따르면 갓난아기의 두뇌 중량은 성인의 25% 수준이지만 1세가 되면 50%, 
3세 땐 75%, 6세까지 성인 중량의 90%에 도달한다. 
전문가들은 이 시기를 '결정적인 시기'라 부른다. 
인공지능이 딥 러닝하듯 5~6세까지의 영·유아에게 책을 접하도록 해야 하는 이유다. 
지난해 신시내티 어린이병원의 존 휴튼 박사팀은 부모가 3~5세 자녀에게 동화책을 읽어줬을 때 아이들의 청각과 
시각 정보 처리를 담당하는 좌뇌 속 일정 부위(두정·측두·후두엽)가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책을 보지 않고 부모의 책 읽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시각 관련 뇌 부위가 활성화됐다는 뜻으로, 마음속으로 이미지를 
상상하는 뇌 활성화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영·유아들이 인간판 '딥 러닝'을 하고 있다는 점이 과학적으로 증명된 셈이다.

책 읽어?을 때 3~5세 유아의 뇌 사진미국에선 심지어 "갓난아기에게도 책을 읽혀야 한다"는 
주장(미국 소아과학회)까지 나온다. 미국 소아과학자 페리 클라스는 
"책을 많이 읽어줄수록 더 많은 이미지를 상상하게 되고 결국 뇌를 창의적으로 
발달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영국에선 아기를 출산한 뒤 산모의 가정에 방문하는 간호사를 통해 
책 선물을 해주는 '북스타트(BookStart)' 운동이 유명하고, 
미국에서도 미국판 '북스타트' 운동인 'ROR(Reach Out and Read)' 운동을 
펼친다. 
미국 보스턴의대 소아과 의사들이 시작한 이 캠페인은 만 6개월부터 5세까지 
소아과를 찾은 아이들에게 단계별로 알맞은 책을 골라주고 
부모에게 책 읽어주는 법을 설명해준 뒤 책을 나눠주는 것이다.

영·유아기뿐 아니라 전(全) 연령에 걸쳐 독서는 중요하지만, 
특히 뇌의 외형적 발달이 거의 완성돼 성인과 같은 수준이 되는 만 12세 무렵
(스카몬 성장곡선)까지는 독서 습관을 꼭 들여야 할 '골든 타임'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초등학교 5~6학년에 해당하는 나이다. 
심영면 삼각산초교 교장(책읽어주기운동본부 이사장)은 "초등학생 때까지 책을 
많이 접하지 못하면, 어휘력이 달려 책을 더 멀리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인공지능과 경쟁할 세대들, 독서가 필수

최근 인공지능이 가져올 미래에 대한 두려움마저 나오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인간은 독서와 같은 학습 과정을 통해 인간 고유의 딥 러닝을 해야 미래에 살아남을 기초 체력을 다질 수 있다"고 말한다. 
국내 대표적 뇌과학자 김대식 카이스트(KAIST)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는 
"현재 초·중학교 학생들은 미래에 어쩌면 기계와 경쟁해야 하는 첫 세대가 될 가능성이 큰데 이들을 인공지능이 도달할 수 없는 
창의적·감성적 분야의 인재로 키우는 교육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그는 "알파고가 인간과 바둑 대결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받아들인 방대한 정보를 흡수만 한 게 아니라 스스로 
수없이 가상 대국을 펼쳐보는 '셀프 시뮬레이션'을 했기 때문"이라며 "인간은 인공지능이 가상 대국하듯 고전(古典) 등 
책 읽기를 통해 스스로 질문하고 답하면서 사고를 넓혀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일곤 경북대 컴퓨터학부 교수 역시 
"인간이 인공지능에 비해 탁월한 것은 시각뿐 아니라 오감을 통해 방대한 자극을 받아들이고 창의적으로 사고한다는 것"
이라며 "이 같은 장점을 살리기 위해선 독서를 통한 뇌 발달이 필수"라고 말했다.

☞딥 러닝(deep learning) ?


인공지능이 사진과 같은 외부 데이터를 분석해 스스로 의미를 찾는 학습 과정. 

예를 들어 개와 고양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컴퓨터에 수천만 장의 개와 고양이 사진을 입력한다. 

1단계에서는 사진 밝기만 구별하고, 2단계에서 윤곽선을 구별하는 등 수십 단계를 거치면  

점점 복잡한 형태를 구분할 수 있게 되고, 나중에 고양이 사진을 보고 이를 자동으로 '고양이'로 분류한다. 

인간의 뇌에서 이뤄지는 정보 처리 과정을 모방했다. 

신경망이 깊으면 깊을수록, 다시 말해 학습 단계가 세분될수록 인공지능의 성능이 향상되기 때문에 

'딥 러닝'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알파고의 바둑판 인식 딥 러닝은 48단계 인공신경망을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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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는 자녀들 창의력과 상상력에 날개 다는 일"

(출처-조선일보 2016.03.28 김성모 기자)

[창간 96 특집 / 읽기 혁명]

김붕년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

김붕년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딥 러닝(deep learning)'의 원조인 인간은 3~5세에 언어적 발달이 특히 왕성해지고 책을 접하면서 
정서적 유희와 즐거움, 사고력과 판단력의 체계가 잡히는 경이로운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알파고
(AlphaGo)'가 따라올 수 없는 무수한 상상의 나래로 딥 러닝을 폭발적으로 늘릴 수 있는 시기란 것이지요."

어린이와 청소년의 심리·행동·정서를 연구해온 김붕년(49·사진)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는 
27일 본지 인터뷰에서 영·유아와 어린이들의 책 읽기는 상상력과 창의성을 길러줘 어린이의 평생 행복을 
결정하는 매개체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서 '내 아이의 평생 행복을 결정하는 아이의 뇌'를 통해 
"상상력과 창의력의 보고인 책 읽기의 세계로 아이들을 안내하자"며 독서의 중요성을 알린 바 있다.

김 교수는 일본 도호쿠대학의 류타 교수의 연구를 인용,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은 뇌의 가장 앞부분인 전전두엽에서 나온다"며 
"그런데 책을 읽게 되면 전전두엽을 많이 사용하게 돼 상상력이 길러지게 된다"
고 설명했다.

더구나 "보통 인간은 7세 이후에 삼단논법을 이해하고 10세쯤부터 
스스로 만든 가설을 확인하며 논리성이 생기는데, 6세가 되기 전에는 
되레 터무니없어 보이는 상상까지 해보며 실제 해보지 않고 가보지 않아도 
스스로 만든 판타지에 즐거움을 느끼고 강한 인상을 받기 오히려 쉽다"는 
게 김 교수 설명이다.

그는 "빅데이터라는 엄청난 정보를 접하는 인공지능보다 
인간이 얻는 정보의 양은 미미하겠지만, 
반대로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 정보를 스스로 상상해 만들어 내고 
가상해 생각해 보는 강점이 있다"며 
"이 강점을 키우려면 '책 읽기'가 비결"이라고 말했다.

"창의성은 축적된 지식을 새로 연결하고 조합할  때 나타납니다
이 연결고리가 바로 상상력이에요. 
자유로운 상상력이 기존 지식들을 그물 짜듯이 종으로 횡으로 연결하는 것이죠. 
책 읽기는 이 모든 것을 제공하며, 
책의 세계에 빠진 아이들이 창조적 아이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김 교수는 "어렸을 때부터 책을 통해 뇌가 춤추게 해야 한다"며 
"이렇게 만들어진 뇌로 평생을 살아가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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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저자의 충고

(출처-조선일보 2016.03.28 박승혁 기자)

[창간 96 특집 / 읽기 혁명]

"現 교육은 미래 대응 못해… 학교공부보다 독서 통해 감성 지능 길러 나가야"

베스트셀러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베스트셀러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사진〉 교수는 
"요즘 아이들에겐 학교 공부보다 책을 읽히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그에 따르면 인공지능의 도래와 함께 세상이 혁명적으로 바뀔 텐데, 현재의 교육 시스템은 
그에 대비한 교육을 전혀 못 시키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히브리대 역사 교수인 하라리
 "2050년 구직 시장이 어떤 능력을 요구할지 나도 장담 못 한다"면서 
"확실한 것은 지금 학교에서 가르치는 대부분 내용이 그때쯤엔 쓸모없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라리에 따르면 다음 세대에 꼭 가르쳐야 할 것은 통상적인 교과목이 아니라 감성 지능
(emotional intelligence)이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달해도 인간의 '감성'은 흉내 낼 수 없으므로 미래에도 확실한 수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하라리는 "감성 지능과 학습 능력은 단순히 교과서에서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며, 어릴 때부터 다양한 책과 지식, 
경험을 접해야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하라리는 아직 다양한 경험을 접하기 어려운 어린이·청소년일수록 
책을 많이 읽어 감성 지능을 높이고 인간 본성에 대해 탐구할 것을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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