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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의 자연과 문화] [364] 삼팔이의 출산 소식

바람아님 2016. 4. 26. 10:13

(출처-조선일보 2016.04.26 최재천 국립생태원장·이화여대 석좌교수)


최재천 국립생태원장·이화여대 석좌교수2010년 5월 제주 앞바다에서 포획되어 돌고래쇼를 하다가 2013년 제돌이와 함께 야생으로 되돌아간 
삼팔이가 최근 새끼를 데리고 다니는 모습이 관찰되고 있다.
세계 각지에서 돌고래 야생 방류는 여러 차례 이뤄졌지만 방류된 개체의 번식과 양육을 확인한 건 
우리가 처음이다. 삼팔이는 김녕항에서 적응 훈련을 받던 중 찢어진 가두리를 탈출해 스스로 야생으로 
돌아간 돌고래였다. 박원순 시장은 제돌이 방류를 지시했지만 실제로는 삼팔이가 선수를 쳤다.

최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지네틱스'에는 인간의 두뇌 회로망에 관여하는 유전자 'CADM2'가 
'첫 경험'의 시기를 앞당기는 데 기여한다는 연구 논문이 실렸다. 
미국과 아이슬란드 남녀 25만여명을 대상으로 유전자 변이와 개인의 기질 및 행동 성향을 분석한 결과, 
만 18세에 첫 성관계를 가진 사람들은 대체로 위험을 무릅쓰는 기질을 지녔으며 더 많은 자식을 낳는 것으로 드러났다. 
먼저 가두리를 빠져나간 삼팔이는 마치 친구들에게 탈출을 독려하는 듯 미역을 입에 물고 특유의 놀이 행동을 하며 
한동안 가두리 근처를 맴돌았다. 
그러나 제돌이와 춘삼이는 끝내 합류하지 않았다. 
그 해 7월 18일 우리가 가두리를 해체한 다음에야 제돌이와 함께 빠져나간 춘삼이는 아직 홀몸이다. 
돌고래 사회에서도 대담한 성격의 암컷이 성경험도 일찍 하는가 보다.

야생 동물 복원 사업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하는 일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스스로 지속 가능한 개체군이 형성돼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기준인데 여기에는 장기간의 모니터  링이 필요하다. 
그 첫 단추가 바로 야생으로 돌아간 동물의 번식 성공이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추진해온 지리산 반달가슴곰 복원 사업 역시 아직 성공을 얘기하긴 이르지만, 
2004년에 방사한 곰들이 2009년 야생에서 새끼를 낳더니 얼마 전에는 손주 세대까지 태어났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당사자는 싫어하겠지만 어서 빨리 삼팔이도 할머니가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