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것이 나가고 새것이 들어오던 날, 아내에게는 내색하지 않았지만 교체한 부엌 살림 일부에 묻어 있을, 이제는 돌아가시고 없는 어머니의 손때가 영영 사라지는 것 같아 잠시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사람마다 입맛이 다른 게, 사람마다 얼굴이 다른 것처럼 자연스럽습니다. 누구는 신 김치를 잘먹고 누구는 겉절이 같은 방금 담근 새 김치를 좋아합니다. 지금이야 냉장고에 김치냉장고까지 가세해 1년 내내 언제든지 신선한 김치를 먹을 수 있습니다만 냉장고가 없던 시절, 푹푹 찌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 김치는 순식간에 익어버려 먹기 곤란한 상태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