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극동 개발 최고 책임자인 트루트네프 부총리는 “북한과 인접한 지역에 여러 개의 (개성)공단을 동시에 만들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유럽연합(EU)과 미국의 제재로 유럽을 잃은 러시아는 2025년까지 22조 루블(약 380조원)을 극동에 퍼부을 계획이다. 신범식 서울대 교수의 진단대로 러시아는 글로벌 차원에서는 미국과 대립하면서도 극동에서는 팽창하는 중국을 저지하기 위해 미국과 동맹인 한국과의 협력이 불가피한 이중적 상황이다.
한국으로서도 러시아와의 경제 협력은 중국 의존도를 줄일 수 있고, 북핵이 촉발한 한·미·일 대 북·중·러의 신냉전 구도를 완화시킬 좋은 카드다. 제2, 제3의 개성공단의 씨앗을 뿌려놓으면 연해주는 남·북·러·중과 일본이 손을 맞잡는 평화의 중심지로 태어날 것이다. 물론 확고한 한·미 동맹이 대전제다. 사흘 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제2회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 박근혜 대통령의 표정에 러시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제 강국인 ‘매력 한국’의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