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2016.11.09 11:48
열심히 일만 한 남편은 유죄다.
남성들 입장에선 "왜", "어째서"라는 의문과 억울함이 느껴지겠지만 열심히 일만 해온 남편, 그중에서도 '쇼화 남편(昭和夫)'들은 자신도 모르는 새 아내로부터 용서받기 어려운 존재가 되어 버려질 수 있는 운명에 처해있다.
유감스러운 남편. 역 중 남편은 육아, 집안일 등에 무심하지만 자신을 '괜찮은 남편'으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착각이다. (사진= 후지TV 캡처) |
또 '남자는 이래야 한다'는 가부장적 생각에 빠져 삶에 융통성 없는 모습을 보이며 이들은 가사나 육아에 소극적이라기보다 아내에게 모든 것을 떠넘기며 "내가 참견할 일이 아니다"라고 생각한다.
이에 오랜 세월 참고 지낸 아내들은 자녀가 분가하고 남편이 정년이 됐을 때쯤 ‘남편의 사회적 체면'을 위해 그동안 참아왔던 감정을 남편에게 전하며 이혼을 요구한다.
아내 마음을 지금껏 몰랐던 죄
정년퇴직을 앞둔 A씨(58). 그는 퇴직하면 지방으로 내려가 그동안 일 때문에 미뤄왔던 부부 관계를 키워가며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아내에게 말했다.
하지만 아내는 "도쿄라면 모를까 불편한 지방에서 당신만을 보고 산다는 것은 딱 질색"이라며 "지금껏 가정을 위해 참고 또 참아왔다. 더 이상은 못 참는다"라고 말하며 이혼서류를 내밀었다.
이혼서류를 손에든 A씨는 "가정에 소홀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혼선고를 받을 정도로 아내가 불만을 품었는지는 생각지도 못했다"고 뒤늦은 후회를 했다.
과거의 남성상을 지금까지 유지한 죄
"왕자와 공주는 결혼해 평생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말은 동화 속에서나 가능한 일로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동거 기간별 이혼 구성 비율'을 보면 결혼 기간 15년에서 20년 이상인 부부의 이혼은 전후 시대와 비교해 약 4.3배 증가했으며, 지난 2007년 이후 꾸준히 유지돼 2015년에는 결혼기간 15년 이상 부부의 이혼은 29.4%, 20년 이상인 부부는 18.1%로 나타났다.
동거 기간별 이혼 구성 비율. 전쟁 후와 비교하면 4.3배 더 높다 (자료= 후생노동성 2015 발표자료) |
이혼 사유. 남녀 모두 '성격 차이'라고 답했지만 그 후 큰 차이를 보인다. |
정신적 학대는 욕설을 시작으로 의식 없이 내뱉은 잔소리, 불쾌감이나 상대를 폄하 발언과 가정과 육아에 대한 책임 전가하는 발언도 해당한다.
'80점 남편'은 된다고 생각하지만 아내들의 생각은 다르다. (사진= 후지TV 캡처) |
"난 괜찮다", "아니다"라고 믿고 싶은 남편들이 많겠지만 부부 사이에 온도 차는 상당히 크다.
다이이치생명 경제연구소가 60세에서 79세 남녀 6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한 결과 남편이 60%가 "아내에게 의지하고 있다"고 답했지만 아내가 "남편을 의지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단 20%에 그쳤다. 또 "다음 생에 지금의 배우자와 다시 결혼하고 싶나"라는 질문에는 남편 60%가 그렇다고 응답. 아내는 30%아래로 나타났다.
가사와 육아는 아내의 몫이 아니다. (사진= 후지TV 캡처) |
오랜 세월 함께 지내온 아내와 이혼해 혼자가 된 B씨(63)는 이혼이라는 충격에 한동안 집에만 틀어박혀 지내다 이를 걱정한 딸의 성화로 요리 교실을 나가게 된 후 요가를 배우며 최근에는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조깅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일들을 최근에서야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시작하게 된 B씨는 "지금은 요리나 세탁은 물론 최근에는 다림질까지 스스로 할 수 있게 됐다"며 "그동안 아내에게 응석을 부렸다. 뒤늦은 후회와 반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쿠호도 남성연구 프로젝트' 리더 아라카와 히사. |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時事論壇 > 日本消息'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심 애태우는 오타니… 구단, 女아나운서 접근 금지 (0) | 2016.11.12 |
---|---|
日관방 "독도 문제, 예산 편성에서도 배려할 것" (0) | 2016.11.10 |
日 외무상 "한일중 정상회의 의장국 개최 책임 다할 것" (0) | 2016.11.06 |
한일의원연맹, 대북 안보협력·軍위안부 명예회복 노력 합의 (0) | 2016.11.05 |
일 '차원이 다른 양적완화' 사실상 실패 (0) | 2016.11.03 |